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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뷰/과신대 칼럼

굳이, 어렵고 힘든 길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18. 7. 27.

과신대 칼럼

굳이, 어렵고 힘든


한은애
(
전문상담사과신대 대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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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고 작은 종류의외상 연구하고, 그것을 치료하고 싶은 상담사로서, 지난 년간 외상이 많은 이들이 관심을 받게 것에 상반된 감정들을 느꼈습니다. 관심 분야가 유명해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많은 분들이 외상, 상처에 관심이 생기는 것을 긍정적으로만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명한 외상 연구가 주디스 허먼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심리적 외상을 연구한다는 것은 세계 안에 놓인 인간의 취약성과 인간 본성 안에 놓인 악의 가능성을 직면하는 것이다.”


 
저는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선하심을 찬양하고, 그분이 삶을 인도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세계의 악함과 인간의 약함을 바라보면 힘이 듭니다. 우리가 고통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단순해 보이지 않고, 심지어 답을 찾으려고 하면 할수록 괴롭기까지 합니다. 당연히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고통을 느끼면, 고통을 유발한 폭력을 생각에서 몰아내고 싶어하고, 원인을 단순화시켜 통제하고 싶어합니다

 
이런 통제는 자칫 잘못하면 고통의 피해자인 자신을, 혹은 타인을 비난하게 됩니다. “내가 그때 자리에 가지 않았어야 했는데라는 자기 비난은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고, “ 사람이 입었던 옷과 애매한 행동이 문제라는 타인 비난은 피해자를 고립시킵니다. 마치 우리가 고통의 원인을 알아내고 그것을 없애기만 한다면 일이 이상 반복되지 않고, 안전한 천국으로 돌아갈 있을 것처럼요. 이렇게 폭력의 피해자들은 세상으로부터 지워지고, 피해자 연대와 연구자들은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의심받아 왔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끔찍한 사건들을 잊고 싶어 하지만 남영호 침몰사고, 대한항공기 피격사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고, 대구시 지하철 방화 사건 충격적인 사건은 언제나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발생할 있습니다. 또한, 오늘날은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재난 사건에 대한 시각 자료들과 구체적인 내용이 불특정 다수에게 빠르게 확산 되는 시대입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은 직접 외상을 경험하지 않더라도, 간접 외상을 통해 고통받고 있습니다. 특히 인간이 공감 능력을 가지고 있는 동물임을 생각할 , 우리 사회 일부분에서 발생하는 재난과 폭력, 부패의 문제는 그대로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최근, 만연해진 간접 외상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보며 인상 깊었던 점이 있습니다. 부조리한 사건에 노출된 대중들의 정서에서분노라는 감정이 눈에 띈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사회적 재난으로 인한 간접 외상에서 나타나는 분노는, 단순한이기 보다는 도덕 감정에 가까웠습니다. 도덕 감정으로서의 화는 결과적으로 친사회적 행동과 이타적인 태도를 이끌어내고, 이러한 변화는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원동력이 됩니다. 사건, 사고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요구하는 , 그리고 재난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피해자들을 위한 치료와 연대에 힘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만큼 가치 있고 예수님께서 걸어가셨던 바로 길이라 믿습니다.

 
과신대가 걸어온 또한 아마 쉽고 편한 길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보이는 대로, 내가 믿고 싶은 대로 성경과 자연현상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방대한 가지 재료를 조화시켜 이해하는 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굳이 복잡한 길을 택하는 것처럼 보여질 수도 있겠지요. 길을 걷는 이들은 작금의 현실에 분노하는 사람들이기도 하구요. 그러나 어렵고 힘든 길은 우리 자신과 다음 세대의 건강한 신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일 것입니다. 고민하고 변화를 위해 힘쓰는 것이 가끔은 지칠 수도 있지만, 그래서 더욱 모이고 위로하며 자리를 지켜주시는 모든 과신대 동역자분들의 노고에 오늘도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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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대 View Vol.14 / 20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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