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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북클럽 이야기

파사데나 북클럽 이야기 (18-9)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18. 9. 14.

[과신대 북클럽 이야기 | 파사데나 북클럽]


| 김영웅 (파사데나 북클럽 회원)




어제 저녁, 파사데나 과신대 모임이 본격적인 첫 모임을 가졌다. 우종학 교수님의 저서 ‘무크따’가 첫 책이었는데 참석 인원 모두가 책을 주의깊게 읽어와서 내가 준비한 요약본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이 모임에 대한 관심과 수준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가시적인 증거였다.


독서 모임은 살아오면서 여러 번 경험해봤고, 모임마다 특색이 있었는데, 이 모임 역시 그렇다. 일단 모인 장소가 파사데나라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파사데나가 엘에이 근교에서 알려진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칼텍과 풀러신학교의 존재일 것이다. 과학과 신앙의 대화(과신대)를 위한 모임에서 현직 과학자와 현직 신학자들이 주 구성원이라는 점은 이 모임에서 겉으로 드러난 가장 두드러진 특색이다. 물론 과학자와 신학자만 올 수 있다는 건 절대 아니다. 시작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 특색이 주는 장점 중 하나는 엉뚱한 의도를 가진 엉뚱한 질문이 없다는 것이다. 과신대의 입문서 격인 무크따에서 말하는 내용에서 이해를 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흔히 만날 수 있는, 공부 안하고 괜히 딴지 거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대신 워낙 자신의 전공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는 분들이라 질문과 대답하는 수준이 높았고, 책의 텍스트를 넘어서는 질문들이 대다수를 이루었다. 




단점이라고 하자면, 각자가 할 말이 많은데 시간상 자제해야 했던 것 하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시간이 많이 주어졌었더라면 아마 열 시간도 쉬지 않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참고로 어젠 중재해서 밤 9시 30분에 간신히 마칠 수 있었다. 어제 내가 준비한 요약본에서의 진도는 절반도 나가지 못한 상태에서 말이다. 이쯤이면 이 모임의 성격과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분들이라 평일 저녁에 시간을 내는 것도 참 어렵고 귀한 일인데, 참석해 주신 분들이 10명이나 되었다. 10명 중엔 신학 관련 분들(현직 신학자/목회자)이 4명, 과학 관련 분들(현직/은퇴 과학자)이 나를 포함해 5명이었다. 나머지 한 분은 목사님의 아내분이셨다.


모임에서 주 관심 대상은 우주나 지구의 기원보단, 인류의 기원과 진화에 대한 것이었다. 질문은 생물학자들에게서가 아니라 신학자들로부터 더 많이 나왔었다. 나도 생물학자이지만, 진화론에 관한 지식은 일반인들이 가진 정도밖에 없기 때문에 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임의 수준 상 기본서를 건너뛰고 곧장 아담의 역사성 논쟁이라든지 아담의 진화 같은 책을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나 기본서 5권을 매달 한 권씩 읽어나가면서 과신대의 기본 흐름을 같이 하고, 그러면서 우리 모임만의 특성을 계발시켜나가는 방식으로 가기로 했다.


다음 달 모임은 10월 24일 수요일 저녁 7시로 잡혔다. 책은 임택규 선생님의 ‘아론의 송아지’이다. 감사하게도 저자께서 와주셔서 직강을 해주시기로 했다. 이 모임이 정말 기대가 된다. 우리들의 궁금증과 의심, 편견들이 해결되어지고 바른 길잡이가 되어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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