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콜로퀴움 내용 요약



공감적 사랑의 실천을 통한 하나님의 형상

백우인 기자



108일 과신대 콜로퀴움은 신비로 가득한 인간이 주제였다. 이날 발표자인 장신대 윤철호 교수는 기독교 역사에서 다양한 기독교 전통들이 자신들의 신학적 견해를 바탕으로 인간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개괄했다. 윤철호 교수에 의하면 전통적으로 기독교 인간론은 인간 안의 하나님의 형상, 영혼과 육체의 관계, 그리고 죽음 이후의 인간의 최종적 운명을 다루어왔다. 히브리적 인간론은 대체로 일원론적인 육체와 영혼의 합일을 이야기하고, 헬레니즘의 영향을 받은 서구 기독교 전통의 인간론은 대체로 이원론적으로 육체와 영혼의 구분을 이야기한다.


구약성서는 인간이 다른 피조물과 달리 세계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으로 창조되었으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성서의 구절들은 기독교 인간론을 위한 근본 토대를 제공함과 동시에 하나님의 형상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영혼, 지배력, 자유, 관계 능력 등)의 원천이 되었다. 초기교회 교부들은 플라톤처럼 몸과 영혼이 분리되어 있으며 창조자에 의해 영혼이 만들어졌다고 믿었다. 고전적 기독교 인간론은 성서에 표현된 하나님의 형상을 플라톤적 개념인 '이성적 영혼'과 동일시했다. 그러나 중세에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영혼을 전인적 인간에게 형상을 부여하는 생명의 원리로 보고 인간을 정신육체의 통일체로 이해했다.


루터는 인간은 육체와 살아있는 영혼으로 구성되어있는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애초에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만들어졌고 죄가 없으며 따라서 번성하고 창조세계를 지배하며 죽음을 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의 지성, 의지, 기억, 육체적 능력에 있지 않고 하나님으로부터 자유롭게 부여받은 삶, 영원한 생명을 향한 삶에 있다. 칼뱅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본래적으로 온전하다고 강조한다. 인간의 부패와 악의와 죄는 본성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본성의 부패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형상은 죄로 인해 파괴되었고 완전히 말살되지는 않았다고 해도 끔찍하게 부패했고 기형으로 남아있다.


근대에 들어 데카르트는 이원론적 인간론을 새롭게 부각시켰다. 몸과 영혼은 각기 서로 다른 종류의 실체로부터 구성된다. 몸은 물질 즉 연장된 실체인 반면 영혼은 형체가 없는 의식적 또는 사고적 실체로서 자아의 본질을 구성한다. 그러나 근대 이후 전통적인 이원론적 인간론에 대한 도전이 여러 방면에서 일어났다. 신경물리학자들은 인간의 정신적 능력이 뇌와 유기체에 의존한다고 본다. 만약 정신 현상이 전적으로 뇌의 산물이라면 형이상학적으로 구별된 영혼이라는 실체를 상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은 공감적 ,관계적 , 창발적 전일적 인간

 

인간 안의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의 관계성 즉 인간이 하나님과 다른 피조물과 인격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관계 능력으로서의 인간 안의 하나님의 형상은 세 위격의 친교적 연합 안에서 하나됨을 이루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계론적 존재 방식, 즉 페리코레시스라는 상호내재 안에서의 친교적 연합을 의미한다. 페리코레시스는 상호적인 공감적 사랑 안에서의 친교적 연합을 의미한다. 공감적 사랑 안에서 친교적 연합을 이루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계성은 단지 내재적 차원 안에 닫혀있지 않고 세상을 향한 경세적 차원에 열려있다. 기독교의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함께 고통당하는 공감적 사랑이 인간을 구원하고 인간 안의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킨다고 말한다.


윤철호 교수는 기독교는 전통적으로 인간을 이원론적 관점에서 이해해 왔는데 오늘날 일원론의 도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원론의 관점에 의하면 인간의 영혼과 몸은 불가분리의 관계에 있고 몸이 죽으면 영혼도 죽는다. 신경생물학자들은 인간의 정서적 능력이 뇌와 유기체에 의존한다고 본다. 정신 현상이 뇌의 산물이라면 영혼이란 실체를 상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이것은 다윈 이래 영혼이 독립적 실체라는 믿음에 도전하는 것이다.


윤철호 교수는 성서의 인간론을 고찰하면서 몸과 영혼이 함께 죽는다는 일원론적 인간론뿐만 몸이 없이도 영혼이 존재한다는 이원론적 인간론을 모두 극복하는 인간론의 전망 즉 창발적 전일론의 관점을 소개했다. 성서에 기초한 인간론 논의에서 죽음 이후의 인격적 실존(영혼)을 인정하는 것이 곧 이원론을 인정하는 것이냐 라는 것인데, 이에 대해 창발론적 인간 이해가 이원론적 사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예컨대, 인간은 물질적인 유기체로서 존재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유기체가 발달하고 성장함에 따라 정신적. 영적 능력을 가진 인격이 창발한다. 따라서 인격은 자신의 유기체와 구별된 실재로서 유기체로부터 생겨나고 유기체와 상호작용한다. 인격은 유기체 없이는 자연적으로 존재할 수도 없고 기능할 수도 없다. 하나님은 인간의 죽음 이후에도 창발된 영혼의 실존을 계속 유지하실 수 있다. 영혼은 몸으로부터 창발된 실재로서 몸과 구별되는 존재론적 위상을 갖는다. 영혼 안에서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인격적 관계 능력이 바로 인간 안의 하나님 형상의 핵심이다.

 

윤철호 교수는 과거의 플라톤적인 이원론적 인간론을 완전히 극복하며, 오늘날 현대의 과학이 말하는 일원론적인 물질적 인간론도 완전히 극복하고 있는 인간이해를 소개했다인간의 본질은 관계에서 시작된다. 인간이 자연 및 사회 공동체 내에서 타자와 올바른 관계를 맺고,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성에 기초할 때에 참된 인간적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다.


판넨베르크가 말하고 있듯이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이 도달해야 할 목표, 즉 운명이다.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관계적이고 공감적 사랑의 실천을 통해 하나님의 형상이 실현된다.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인간 본성의 본유적 특성이 관계성에 있으며 특히 공감적 사랑이 있음을 강조했다. 영원한 삼위일체적 관계성 안에 계신 하나님은 본유적으로 세상을 향해 열려있는 관계성 안에 계신 하나님이다. 인간 안의 하나님 형상은 이 신적 관계성을 반영하며 인간은 동료 인간과 창조 세계의 모든 피조물과의 상호 의존적 관계성 안에 존재한다.

 

 

posted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