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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북클럽 이야기

분당/판교 북클럽 이야기 (18-11)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18. 11. 16.

[과신대 북클럽 이야기 | 분당/판교 북클럽]




김근주, 『나를 넘어서는 성경 읽기』(성서유니온, 2017)


조중식



후기의 문을 열기 전에 먼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새로 합류하신 최윤희 선생님의 인사 말씀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황급히 자리를 뜨게 되어 무척 죄송했습니다. 변명 같지만 이래서 환영 인사 및 자기소개는 모임 초반에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장장 11페이지에 걸쳐 발제문을 써 오신 정훈재 선생님의 노고에 합당한 대우를 해 드리기 위해 멤버들 마음이 다들 급했나 봅니다. 앞으로는 발제문 분량을 최대 5페이지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할 시 모임에서 강퇴시키는 규정을 만듭시다(썰렁했다면 죄송합니다).


“성경을 읽을 때 주의하지 않으면, 진
리를 전달하는 매개를 진리 자체와 혼동해 버리기 쉽고
그때 마다 교회는 세상의 빛은 커녕
세상의 화근으로 전락하곤 했다.”


성경 좀 읽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자신의 읽기 방식(그런 것을 나름 정리해서 ‘내 읽기 방식은 이런 것이다’라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에 대해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이 부류에 속하지 않습니다. 우선 성경을 많이 안 읽었고(꾸준히 읽으려고 시도를 안 해 본 것은 아닙니다만), 여전히 성경에 대해 아는 것 보다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이죠. 그런데 김근주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한국 교회는 오히려 성경을 지나치게 많이, 그리고 무비판적으로 암기 하듯 머릿속에 집어넣는 일에만 매달리고 있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성경이 무슨 책이냐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간단히 ‘하느님의 말씀’ 이라고 답할 테지만, 정작 하느님께서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시느냐고 재차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듣게 될까요?


솔직히 저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대답이랍시고 불필요한 말들을 지루하게 늘어놓았을 테지요. 하지만 이제는 다음과 같이 간명하게 말 할 수 있어 기분이 매우 상쾌합니다.


“성경은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려주는 책이다.”


책 제대로 안 읽고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을 구원해 주는 불법 복제 수준의 발제문은 ‘하느님을 아는 것이 성경읽기의 목적이다’,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인 동시에 사람의 글이다’, ‘비판적으로 읽기’에 이르기까지 거침없는 써머리를 제공하며 질주하다가, ‘성경 본문을 신학적으로 읽는다는 것의 의미’를 캐며 잠시 거친 숨을 골랐습니다. ‘공동체적 읽기’란 무엇인가?


제 기억에 최윤희 선생님께서 대강 “당신들 교회에서는 공동체적 성경읽기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셨던 것 같습니다. 이 대목에서의 ‘공동체적 읽기’는 분명 자신이 속한 교회 공동체 내에서의 성경 공부를 지칭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 범위의 ‘공동체적 읽기’가 ‘개인적 읽기’에 잠재된 위험으로부터 신자들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기 어려울 때도 있으며, 이는 결국 ‘공동체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확장하느냐의 문제를 제기한다는 발언이 이어졌습니다(누가 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많은 분들께서 이 주제에 대해 많은 유익한 말씀을 주셨습니다(자세한 기억은 없습니다). 저도 김란희 선생님처럼 속기사 수준의 현장 메모를 했다면 꼼꼼하게 다 적었을 텐데 말입니다. 아쉽네요.




여하튼 다시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발제문은 ‘역사에 나타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대목에 이르러 온누리교회 문창극 장로를 소환합니다. “일제 강점기는 바빌론 유수가 그랬던 것처럼 ‘하느님의 뜻’이었나?” 이 물음 안에는 꽤 많은 지뢰, 부비트랩, 함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대충 정리하고 논의의 초점을 모으는데 제법 긴 시간을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문장로님 욕보셨습니다.


이어 신통방통한 발제문은 ‘성경 본문의 역사 : 본문의 배열과 편집이 본문 이해에 주는 의미’를 더듬고, ‘구약과 신약의 관계’를 2회로 나누어 집중 고찰한 후, ‘밭에 감추인 보화’를 찾기 위해 막판 스퍼트를 했는데, 이때부터 집에서 오는 긴급 호출 전화에 신경이 쓰여 솔직히 발제문 보다 시계를 더 많이 보았습니다. 후기 마무리가 김빠진 사이다처럼 된 건 순전히 제 불찰입니다.


심현준 선생님. 볼펜 주셔서 감사합니다. 왜 주실까 잠시 궁금했지만 귀찮아서 묻지 않았습니다. 석기병 선생님. 마지막까지 궁금하신 것이 많으신 듯 보였는데, 제가 본의 아니게 흐름을 끊은 것 아닌가 싶어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짜증 안 나셨죠? 이미선 선생님. 지난번 모임 때 교회에 아이를 데려와 놀려도 되냐고 물으시더니 이번에도 혼자 오셨네요. 박철성 선생님. “사진 잘 봤습니다. 분위기도 훈훈해보이고...” 라니요? 어제 오신 분은 쌍둥이 형제분이신가요? 김자현 선생님. 저는 비록 일찍 자리를 떠 듣지 못했지만, 모임 말미에 깊이 있는 한 말씀 저희에게 들려주시고 가셨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강사무엘님. 끝까지 뒷정리를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여간 일복은 진짜 타고나신 분입니다. 마지막으로 프란시스님... 땡큐.



12월부터는 김근주 교수님의 『복음의 공공성』으로 3개월 간 모임을 진행합니다. 


<분당/판교 북클럽 12월 모임 안내>
일시 : 12월 11일(화) 저녁 7:30
장소 : 성공회 분당교회
책 : 복음의 공공성(김근주)
북클럽지기 : 강사은(overfro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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