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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북클럽 이야기

서울남부 북클럽 이야기 (18-7)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18. 8. 26.

[과신대 북클럽 이야기 | 서울남부 북클럽]


| 강사은 (서울남부 북클럽 회원)



신 - 이 책은 우주에 대한 궁극적이며 합리적인 설명으로서, 우주와 인간 존재에 도덕적인 목표를 부여하는 실재로서의 신 개념을 다룹니다.


약 138억년 전, 시공간이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그 때, 그 곳(이외 가능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습니다)에서 도대체 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영겁과도 같은 긴 시간 끝에서 그를 소리내어 부르는 인류가 나타나기까지의 긴 시간과 지금 이후의 시간 혹은 그 너머에서 자신을 어떻게, 왜 드러내고자 하신 것일까요? 그 연속점에 있는 우리가 아는 신은 어떠한가요? 그 신은 미켈란젤로가 ‘아담의 창조’에서 제우스(그리스 신화의)에 가까운 이미지로 그린 나이 많은 남성 같은 신은 아닐 것입니다. 혹은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반증할 수도 없는 ‘날으는 스파게티 괴물’ 같다고 해도 그리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신을 알아낼 수 있을까요?




사과나무 밑에서 우주에 작용하는 근본적인 힘에 대한 명상에 잠겨 있던 뉴턴이 문득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깨달았다는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다수에게 생소한 이야기이겠습니다. 사실 뉴턴이 당시 세상의 모든 물질 현상을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자의 운동과 충돌로만 설명하려던 데카르트주의의 한계를 인지하고 그 대안을 찾기 위해 연구한 끝에 도달한 것이 바로 질량을 가진 물체가 중간에 아무런 매개없이 서로 끌어당긴다는 중력 개념이었습니다. 과학은 관찰이 아니라 온 세상을 보이는 대로 받아들이기를 멈추고 완벽하고 합리적으로 설명하고자 할 때 시작됩니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은 뉴턴이 있기 수천년 전부터 관찰되어온 것이지요.


보편적이고 이성적인 자연법칙이 존재한다고 믿는 과학의 믿음은 나를 포함한 우주를 존재하게 하는 합리적인 원인이 있다고 믿는 믿음, 즉 신을 믿는 일과 그 원리를 공유합니다. 합리적 질서와 일정한 법칙을 따르는 우주는 매우 이성적이고 아름답습니다. 물리학에서는 일정한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자연의 원리를 표현할 때 우아하다 혹은 아름답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 아름다움은 신앙의 언어로 사용되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원소들을 모아 인류를 만드시고, 기억력과 이성과 재주를 주시고, 축복하셔서 피조물을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을 거역하고 주님의 신임을 저버리고 싸우는 자가 되었나이다. ... 주님 앞에 죄인이오니, 자비를 베푸소서" (1979년 미국 성공회 공동 기도서 - 성찬기도 C에서)


현대 과학이 유신론 세계, 특히 그리스도교 문화에서 탄생해 성장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일 수 없다고 이 책의 저자 키스워드는 말합니다. 만일 자의적이고 임의적인 욕망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다신교 상황에서라면 과학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주가 완벽하게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설명 가능하다면 우주를 포함하면서도 자기 스스로를 설명하는 이성적 존재가 있어야 하고 그는 하나여야 합니다. 신을 믿는 일은 우주를 존재하게 하는 합리적인 원인이 있음을 믿는 일이며 그런 종교는 이성을 외면하지 않고 과학을 반대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과학이 제공하고자 하는, 세계에 대한 이성적 설명의 토대를 마련하는 종교는 가장 이성적인 활동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한 분이시며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 하늘과 땅과 유형 무형한 만물의 창조주를 믿나이다”




니케아신경의 이 첫 문장은 우리가 믿는 신이 무한하고 한계가 없는 실재이며, 유한한 우주를 통해 표현되는, 영원하며 자존하는 존재로 만물의 원천이자 무한한 힘과 지혜를 지녔다는 훨씬 더 미묘하고 심오한 뜻도 담겨 있습니다.


비록 성서 저자들은 근대과학 세계관을 알지 못했고 하느님이 창조한 자연 세계를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위대한 힘과 지혜를 지닌 신이 자연에 현존하며 자신의 영향을 끼침을 시로 표현했습니다. 


“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속삭이고 창공은 그 훌륭한 솜씨를 일러줍니다.”(시편 19:1)


성공회 사제이자 신학, 종교철학 교수인 저자 키스 워드(Keith Ward)는 책 말미에서 차분하게 진화론은 현대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이며 우리에게 우주가 목적에 들어맞게 움직인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 깊고 명확한 통찰을 전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신의 목적은 세계가 움직이는 과정 자체에 내재된 방향이며, 우리에게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며 진화하는 과정이자, 그 과정이 가리키는 종착지입니다. 신의 목적은 외부 존재에 의해 임의로 이 세계에 부과된 계획이 아니라 세계 자체의 내적 방향이며 목표입니다. 이 목적에 이르는 가치는 과정의 끝에만 위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정적일 필요가 없고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 자체가 가치일 수 있습니다. 가치 실현의 목적인 과정 속에 있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사랑과 지혜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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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1. 키스워드와의 인터뷰
아래는 기독교 사상 2013년 8월호에 실린 키스워드 신부님과의 인터뷰를 도서출판 비아(VIA)에서 허락을 얻어 올린 것입니다. 

[인터뷰] 『신 - 우주와 인류의 궁극적 의미』의 지은이 키스 워드 (1) 
https://www.facebook.com/614235431975115/posts/1735752466490067/

[인터뷰] 『신 - 우주와 인류의 궁극적 의미』의 지은이 키스 워드 (2) 
https://www.facebook.com/614235431975115/posts/1737042529694394/

[인터뷰] 『신 - 우주와 인류의 궁극적 의미』의 지은이 키스 워드 (3)
https://www.facebook.com/614235431975115/posts/1738363206228993/

[인터뷰] 『신 - 우주와 인류의 궁극적 의미』의 지은이 키스 워드 (4) 
https://www.facebook.com/614235431975115/posts/1738384502893530/

[인터뷰] 『신 - 우주와 인류의 궁극적 의미』의 지은이 키스 워드 (5) 
https://www.facebook.com/614235431975115/posts/1738412292890751/


참고 자료 2. 대한성공회의 ‘신을 묻다’(키스 워드의 ‘신’을 기초로 한) 영상

1. https://youtu.be/JA5ER7V_U8Y

2. https://youtu.be/dz5gBO9yw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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