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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2

Homo sensibilisㅡ"스푸마토Sfumato" 모호한 경계에서 경건한 생각을 보았다.(60) 안개 낀 날엔 세상의 표정을 붙잡을 수가 없다. 옅은 안개가 만드는 광경은 오랜 공백 끝에 나타난 나를 보고 반가워하는지 시큰둥해하는지 알 수 없던 그대 얼굴 표정이고 시야가 흐릿해 사물을 분간하기 어려운 새벽시간이다. 먹구름이 짙은 하늘은 장마 때 널어 놓은 빨래의 감촉이다. 첼로의 낮은 선율이 스며들어 있는 공기가 스쳐 지나가면 세상은 마법에 걸려, 또렷했던 사물들의 경계와 경계가 서서히 섞이고 합쳐지면서 뭉개져 흐릿하고 자욱해져서는 결국엔 사라진다. 앞산과 뒷산이, 건물과 건물이, 도로와 자동차가, 하늘과 지평선이 서로 구분되지 않고 모호해진다. 서로 이질스럽다거나 혹은 생경하진 않더라도 머쓱하고 떠듬거리느라 서로의 곁을 내어주지 못하던 사물들이 서로의.. 2020. 7. 1.
포스트 코로나 시대, 종교와 과학의 미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종교와 과학의 미래 차정식 (한일장신대 교수) 올해 2월부터 지난 5개월간 코로나19는 이 시대의 유행어가 되었다. 이 바이러스가 그 어원의 뜻 그대로 ‘왕관’을 쓰고 지금도 기세 등등 정체를 숨긴 채 종횡무진하게 암약하고 있다. 6월 30일 현재 시각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 수는 1천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50만 8천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문명의 최첨단을 달리며 세계 최강국을 자랑하던 미국에서 12만 8천여 명이 이 바이러스 감염으로 죽어 세계 사망자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K방역이라고 자랑하며 잠시 우쭐했었는데 우리나라 상황도 2차 팬데믹을 예상할 정도로 작은 규모의 집단감염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고, 지금 지역으로 확.. 2020. 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