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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뷰/과신대 칼럼

성당과 시장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18. 7. 27.

과신대 칼럼

성당과 시장

강사은
(
과신대 홍보/미디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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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의 끝이 일주일 정도 남은 시점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침에 기상하자마자 먼저 찾아 보고, 출퇴근 시간에 집중해 묵상하며, 긴장 속에서 회의할 정리정돈하는 편안함을 제공하며, 낯선 곳을 찾아갈 인도자의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을 우리는 항상 옆에 두고 살고 있습니다마치 공기와 같이, 없어서는 안될 것만 같은 존재가 기기가 우리 가까이 있게 데에는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오픈소스의 영향이 컸습니다. (오픈소스는 소프트웨어 혹은 하드웨어의 제작자의 권리를 지키면서 원시 코드를 누구나 열람할 있도록 소프트웨어 혹은 오픈 소스 라이선스에 준하는 모든 통칭을 일컫는다;위키수십 장의 3.5인치 디스켓을 갈아 끼워가며 PC 설치했던 제게는 대단한 과거 경험의 대상인 오픈소스 머신을 이제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현대인의 대부분이 손에, 주머니 속에, 핸드백과 백팩에, 손목 시계 형태로 갖고 다니는 시대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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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과 시장(The Cathedral and the Bazaar)'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오픈 소스 운동을 경험자 입장에서 분석한 에릭 레이먼드(Eric Steven Raymond) 주요 글을 모은 제목입니다(온라인 서점에서 이북을 무료로 구할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은 언제든 읽을 있겠습니다). 여기에서 '성당' 폐쇄형 공유 모델을, '시장' 개방형 공유 모델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며 개념을 글에서 사용하고자 합니다.

대표적 오픈소스인 리눅스(Linux) 0.11 버전 시절 독일에 있는 사람의 요청에 귀기울인 리누스 토발즈(Linus B.Torvalds) 메모리 양이 부족한 요청자의 환경을 위해 특별한 기능(디스크 페이징) 만듭니다. 날은 재미있게도 1991 12 성탄절이었고 말하자면 예수가 태어난 날에 다른 OS와의 본격적인 비교가 시작된 리눅스 0.12 버전이 완성된 것입니다. 0.12 버전 이후로 리눅스 사용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했고 2018 현재 서버 시장의 강자는 리눅스라고 만큼 입지는 커졌습니다지금의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환경도 사실은 리눅스와 오픈소스 세상입니다.

과신대 운동은 리눅스(Linux) 탄생과 무척이나 닮았습니다. 리누스 토발즈의 헌신(그는 재미로 했다고 합니다만) 우종학 교수의 헌신, 인터넷 상의 공개와 SNS 상의 공유, 아마추어 개발자의 참여와 평신도의 참여, 싱글 태스킹 위주의 PC 환경을 멀티 태스킹의 세계로 이끈 점과 젊은지구론에 경도되었던 국내 개신교계에 창조기사와 과학에 대한 다양하고 정통한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점을 있겠습니다

과학과 종교를 서로 원수로 상정하는 대중매체와 대중적 논쟁 수준(“창조인가? 진화인가?” 식의) 머물러 있는 성당 모델의 과학 인식 환경에서 반지성적인 주장을 받아들이거나 아예 신앙을 거부하는 사태로 몰리는 그리스도인들의 질문을 외면하지 않은 과학자의 열정에서 시작한 과신대는 과학과 기독교의 관계가 불편한 것이 아니라 상보적이며 서로에게 유용할 있다는, 열린 대화의 장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과학은 오류와 미신으로부터 종교를 정화할 있으며, 종교는 맹목적 숭배와 잘못된 절대성으로부터 과학을 정화시킬 있다. 과학과 종교는 각각 서로가 번영할 있는 넓은 세계로 서로를 끌어당길 있다 표현과 같이  넓은 세계로 연결하는 통로이며 서로 다르나 함께 생각을 공유하고 대화하는 광장입니다성서의 창조 기사는 하나님이 누구이신지,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려주고 창조의 과학적 방식은 천문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과 같은 영역의 과학자들을 통해 연구되고 우리에게 전해집니다.  특별계시와 일반계시의 자연스럽고 조화로우며 놀라운 공명의 하모니를 우리는 과신대에서 경험합니다.

마치 견고해 보이나 좁디 좁은 성당 모델 안에서는 창조과학이 기독교 과학 인식의 유일한 대안인듯 보일 있으나 막상 넓은 시장으로 나와 보면 천주교, 그리스 정교, 성공회, 침례교, 감리교  세계 기독교의 주요 교단들은 진화학을 포함한 과학과의 갈등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을 있습니다(성공회는 2008, 천주교는 2009년에 찰스 다윈에게 공식 사과한 적도 있지요). 과신대의 위치도 창조과학과 같은 좁은 입지의 유사과학을 극복하려는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과학과 신학의 균형잡힌 대화를 추구하되 특별히 과학주의,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해 것이라는 과도한 믿음뒤에 숨은 무신론의 도전에 응답하기 위한 좌표에 있으며 더불어 유신론을 지향하는 하지만 젊은지구론이 아니면 성서 기록은 마치 거짓이 되기라도 하는듯 오히려 무신론적 인식을 내포하고 있는 창조과학의 위험성도 알리고자 뿐입니다. 물론 창조기사에 관한 해석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열린 태도의 젊은지구론자라면 존중할 있습니다.

어린아이의 발랄함, 흥정하는 긴장감, 음식이 익는 냄새, 술잔 부딪히며 왁자지껄한 시장에서 일반계시의 해석자인 과학은 자유의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습니다 날갯짓과 공명하는, 특별계시의 해석자인 신학과의 대화를 우리는 성당이 아닌 시장에서 만들고 있습니다좁디 좁은 문자적 해석의 가두리 안에 과학을 우겨 넣어 창조주조차 틈새의 신으로 만들어 버리는 성당 모델에서는 경험할 없는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덤입니다. 138억년의 우주와 지구 46억년의 과거에 있었던 그리고 앞으로 있게 모든 존재들을 격려하며 지지하는 하나님, 알파와 오메가까지 모든 피조물을 관통해 함께 하시는 성령 하나님을 우리는 매순간 숨쉬고 만지며 보고 들으며 먹고 마시며 묵상하고 깨닫습니다굳이 그랜드 캐니언까지 가지 않아도 가까운 영월에서 지구 연대의 증거를 있으니 돈도 굳었습니다.

초등학생 아들은 오늘도 리눅스 노트북을 열어 마인크래프트를 즐기며 파이썬 코드의 도움으로 캐릭터가 다니는 바닥을 온통 황금블록으로 빠르게 도배하고 있습니다일명 '황금발' 프로그램입니다과학은 생활 곳곳에서 안전하고 윤택한 삶을 영위하도록 도와주는 도우미이고 하나님의 숨결을 느끼고 발견하게 하는 좋은 수단이기도 합니다.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함과 같이 과신대가 좋은 길라잡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넓은 세상으로 나와 과신대와 함께 시장을 누비기를 청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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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대 View Vol.11 / 20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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