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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뷰/과신 Q13

[과신Q] 13.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인가요? 우리가 짜장면과 짬뽕 중 하나를 선택하는 행동은 자유로운 결정일까요? 아니면 그렇게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결정되어 있지만 자유롭게 선택했다고 착각하는 것일까요? 많은 분이 자유의지와 결정론의 관계에 관해 묻습니다. 이 세계가 시계처럼 인과관계에 의해 빈틈없이 돌아간다면 자유의지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어디선가 짜장면을 봤다거나 누군가 짜장면을 언급했다거나 구수한 짜장면 냄새를 맡았거나 특정 원인이 짜장면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면 그 선택은 나의 의지가 아닙니다. 애초부터 다르게 행동할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필연과 결정론의 입장은 자유의지를 부정합니다. 반대로 이미 규정되어있는 원인 때문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유롭게 뭔가를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면 자유의지가 작동하는 셈입니다. 짜장.. 2021. 5. 26.
[과신Q] 12. 우주는 합리적인가요?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과연 어떤 곳일까요? 과학자들은 자연세계를 합리적이라고 가정합니다. 내부 원인에 의해 발생한 인과관계로 물리적 우주의 모든 현상이 발생하고, 그 결과로 미래가 결정된다는 뜻입니다.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수학적 표현이 자연법칙입니다. 하지만 우주는 합리성만으로 다 설명되지 않습니다. 모호성도 분명 존재합니다. 빅뱅은 어떻게 발생했는지, 지구 최초의 생명체는 자연적으로 발생했는지 혹은 외계에서 유입됐는지 등은 현재의 과학으로 엄밀한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자연세계의 합리성은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반대로 그 합리성의 한계도 뚜렷하게 인식되었습니다. 상대론과 양자론으로 대표되는 물리학의 혁명은 여전히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지만 일상 경험에 위배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왔.. 2021. 5. 10.
[과신Q] 11. 과학은 기적을 부인하지 않나요? 기적에 관해 묻는 사람들을 종종 만납니다. 과학은 기적을 부정하기 때문에 신앙과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나님이 자연법칙을 사용해 세상을 만들었다는 인과적 창조는 기적을 행할 수 없도록 하나님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거부당하기도 합니다. 과연 과학은 기적을 제거해 버리는 걸까요? 과학을 수용하는 일이 하나님을 기적도 행할 수 없는 무력한 신으로 만드는 걸까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전제조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기적’이라는 말을 어떤 의미로 사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지난 두 편의 글에서 다루었듯, 우리가 믿는 신이 인형극의 신이라면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인형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비롯한 모든 현상은 그저 인형을 움직이는 사람의 작위적인 조작에 따라 완벽하게 결정됩니다. 인형의.. 2021. 4. 9.
[과신Q] 10. 과학이 신앙을 무너뜨리지 않나요? [과신Q] 10. 과학이 신앙을 무너뜨리지 않나요? 과학은 위험하다? 과학은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과학이 신앙을 파괴하거나 대체하거나 혹은 회피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특히, 현대과학의 내용이 창세기 1장과 모순된다고 오해하는 분들은 과학이 성경을 부정하거나 성경의 권위를 무너뜨린다며 기독교의 적으로 간주합니다. 과연 과학은 신앙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것일까요? 성경은 과학 교과서가 아닙니다. 창세기 1장은 고대근동 지역 사람들이 그들의 세계관과 상식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그 눈높이에 맞춰 기록된 본문입니다. 그래서 현대과학과 비교하는 일 자체가 엉뚱한 접근입니다. 그 내용은 이미 다섯 살짜리 아이와 엄마의 대화를 비유로 삼아 다룬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 해석의 .. 2021. 3. 4.
[과신Q] 9. 우리가 믿는 신은 누구입니까? [과신Q] 9. 우리가 믿는 신은 누구입니까? 우종학 교수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지적 이해를 토대로 한계를 넘어서는 믿음 기독교 신앙은 과학이 발전한 현대사회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구는 편평하고 움직이지 않는다는 상식이 일반적이었던 고대 근동지역 사람들이 믿었던 신에 대한 신앙이 오늘날 과연 어떤 적합성이 있는지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전쟁을 일으키고 부족을 말살하는 잔인한 신이라며 폭력성을 비판하거나, 기독교는 가부장제에 기반이 된 구시대적 산물일 뿐이라고 냉소하기도 합니다. 이런 태도들을 접하면서 질문이 떠오릅니다. 신을 믿는다고 말할 때 과연 우리는 누구를 믿는 것일까요? 기독교 신앙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신을 상정하고 비판하는 것일까요? 믿음은 지성에.. 2020. 12. 3.
[과신Q] 8. 증명되지 않는데 어떻게 믿나요? [과신Q] 8. 증명되지 않는데 어떻게 믿나요? 우종학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현대인은 과학으로 증명되지 않으면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묻기도 합니다. 과학으로 증명되지 않는데 어떻게 신을 믿을 수 있나요? 기독교인 중에도 신이 존재하고 우주를 창조했다는 진리를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을 과학으로 증명할 수는 없습니다. 증명과 믿음에 관한 질문들에 우리는 어떻게 답해야 할까요? 믿음1: 지적 동의 혹은 수용 ‘믿음’이라는 말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과학이나 어떤 명제 혹은 주장에 동의한다 혹은 수용한다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가령,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믿는다면 그에 동의한다는 말입니다. 과학적 증거가 충분하고 입증되.. 2020. 11. 4.
[과신Q] 7. 인류원리: 의미를 추구하는 일은 무의미한가? [과신Q] 7. 인류원리: 의미를 추구하는 일은 무의미한가? 우종학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얼마 전에 과학자들과 대담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우주와 생명, 그리고 지성의 기원을 논하는 자리였는데, 인류원리(anthropic principle)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인류원리는 우주의 역사를 보면 마치 인류를 탄생시키기 위한 특별한 조건을 갖추도록 우주가 정교하게 조율되어 있는 듯이 보인다는 특성들을 해석하는 하나의 관점입니다. 강연을 듣던 대중들의 반응은 다양했습니다. 인류원리가 인류의 존재에 관해 어떤 특별한 의미를 준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고, 반면 인류원리는 의미 없는 자의적 해석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의 반응도 흥미롭습니다. 인류원리는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되는 해석일 뿐.. 2019. 10. 15.
[과신Q] 6. 지구 6천 년설을 믿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요? [과신Q] 6. 지구 6천 년설을 믿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요? 우종학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회 내에서 지구 6천 년설을 신봉하는 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그분들과 대화하려고 노력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오히려 과학을 수용하는 저를 신앙이 없고 성경을 믿지 않는 사람처럼 취급합니다. 이런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하나님의 창조를 진리라고 믿는 점은 동일하지만, 창조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시간이나 방법, 그리고 과정에 대한 ‘창조의 그림’을 서로 다르게 그리고 있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 함께 공존합니다. 어떤 태도가 지혜로울까요? 지구의 연대가 수십억 년이 되었다는 건 과학적으로 잘 알려진 상식입니다. 지구가 6천 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젊은지구론은 극단적 문자주의 입장을 제외하면 신학적으로.. 2019. 9. 2.
[과신Q] 5. 인간이 진화되었다면 하나님은 뭘 하셨나요? [과신Q] 5. 인간이 진화되었다면 하나님은 뭘 하셨나요? 우종학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창조와 진화를 대립 개념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은 즉각적이고 완성된 형태로 만들어야 창조라고 생각합니다. 진화가 창조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어도 진화에 대한 오해가 많습니다. 과학과 신학 분야 교수님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제가 자주 받는 질문을 꺼내 놓았습니다. “인간이 진화되었다면 하나님은 뭘 하셨나요?” 그랬더니 모두들 당연하다는 듯 이렇게 말합니다. “뭘 하긴 뭘해요. 진화를 사용하셨지요.” 인간이 진화되었다면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 (무신론), 신이 존재하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주장 (이신론) , 신이 진화를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 (창조과학)과 다르게 기독교 유신론은 신의 창조를 제한.. 2019.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