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베리타스포럼 2020을 보고

 

온라인 베리타스 포럼 2020을 보고

 

 

1992년 하버드대에서 시작된 베리타스 포럼은 세계 각국으로 퍼져 나가다가 국내에는 고려대가 중심대학이 되어 2018년 1회를 시작하였고, 올해 3회째가 되었습니다. 1회에서는 오스 기니스 교수를 주강사로 모시고, 강영안 교수, 우종학 교수가 과학자와 철학자의 기독교적 사유라는 주제로 대담을 했고, 2회에서는 제임스 스미스 교수를 주 강사로 "우리는 무엇을 사랑하는가"라는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올해는 영국 옥스퍼드대 수학과 명예교수이신 존 레녹스(John Lennox) 교수를 모시고 “코로나바이러스 세상, 하나님은 어디 계실까?”라는 시의적절한 주제를 다루게 되었습니다.

 

존 레녹스 교수는 과학과 신학과의 대화에 관심을 가지고 무신론자들과의 논쟁에 대해 알아본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들었을 법한 분입니다. 저도 레녹스 교수가 리차드 도킨스와의 논쟁에서 논리적으로 무력화시켰다는 말을 여러 번 읽고, 들었었는데, 영상으로나마 모습과 육성을 보고 들으니 감회가 무척 남달랐습니다.

 

1부 영상 대담을 진행하신 김익환 교수는 “최초의 7일” 과신대 북토크에서 존 레녹스 교수에 대해 “C. S. Lewis 이래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라고 소개하셨었는데, 제가 이번에 더 감명 깊게 느낀 것은 레녹스 교수의 논리 정연한 변증만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순수한 신앙심이었습니다. C. S. 루이스의 글을 읽을 때에 느꼈던 자연스러움과 자유로움, 그리고 하나님을 거짓 없이 믿는 사람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표현들과 확신 같은 것을 이번 온라인 베리타스 포럼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익환 교수는 미리 선별한 여섯 가지의 질문을 차례로 존 레녹스 교수에게 물었습니다. 그 질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코로나바이러스 세상, 하나님은 어디 계실까?(Where is God in a Coronavirus World?)”라는 책을 쓴 이유와 주요 논점은?
(2)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주는 영적인 의미는?
(3) 무신론적 세계관으로는 재앙과 고통의 문제를 제대로 다룰 수 없는 이유는?
(4) 코로나 희생자들을 돕고, 평화롭고 안전한 세계를 만들려고 하는 무신론자들이 있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무신론에는 선이나 도덕이 나오기 어렵다는 의견은 너무 편협한 것은 아닌가? 인간의 도덕의 기원에 대한 사회생물학적 설명을 해 주신다면?
(5)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기독교의 희망은 무엇이며, 다른 종교에는 그런 희망이 없는 것인가?
(6) 부활에 대한 소망과 영원을 생각하라는 말씀을 강조하셨는데, 한국 교회 내의 내세를 강조하는 신앙이 현실 세계를 부정하게 된다는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레녹스 교수는 이 여섯 가지 질문 중 (4)번 '인간의 도덕의 기원에 대한 사회생물학적 설명'이 왜 잘 못 되었는지를 가장 길고 자세히 설명하였습니다. 마치 리처드 도킨스와 논쟁할 때처럼 먼저 사회생물학자들의 핵심 주장들을 자세히 설명한 다음, 왜 그것이 자체 모순인지를 차근차근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 설명 중 문외한인 제 귀에 쏙 들어온 것은 다음과 같은 결론이었습니다.

 

사회생물학자들은 우리는 그저 유전자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우리는 유전자의 힘을 거스를 수 있다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그렇다면 유전자를 거스를 수 있는 힘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타종교와의 관계를 묻는 다섯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도 귀에 쏙 들어온 것은 결혼에 대한 비유였습니다. 레녹스 교수는 타 종교와 기독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다음과 같이 간단히 정리한 후 차이점을 결혼을 비유로 아주 선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 타종교와의 공통점: 수많은 윤리적 가치들

- 타종교와의 차이점: 신과의 관계. 타종교들은 “공로 종교(merit religion)”이지만, 기독교는 신과의 관계를 결혼에 비유하고 있으며, 기독교의 구원은 선물이다.

 

레녹스 교수가 든 결혼 비유는 간단히 다음과 같습니다.

 

한 남자가 한 여자에게 자신과 결혼해달라고 청혼한 뒤, 선물로 그녀에게 온갖 규칙과 법칙들로 가득한 요리책을 주면서 앞으로 4~50년간 이 요리책대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야 내 아내가 될 수 있다고 조건을 내거는 것은 결혼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비유를 들으면 웃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종교생활을 이런 식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 교회 내에 문제가 되고 있는 내세 중심의 신앙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그는 부활 신앙과 내세에 대한 소망이 있다고 하면서 현실에 대해 무관심한 신앙 행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일갈하였습니다.

 

샤머니즘적 세계관의 유물과는 아주 다르게 기독교는 전적으로 현실적인 종교입니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우리가 영원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정말 놀랍고도 거대한 스토리입니다. 그리고, 우리 각자가 이 스토리의 일부가 될 수 있고, 바로 이점이 제게는 가장 흥분되는 기독교의 가르침 중에 하나입니다. 이 세상을 등한시하는 그리스도인이 있다면 그 사람이 과연 정말 그리스도인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2부 Q&A 시간은 갈릴리침례교회 앤디 박 목사께서 통역과 진행을 맡았습니다. 약 40분간 6명의 참여자가 온라인으로 다양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 중 기독교 변증학의 효과와 무신론자들의 반응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순수한 기독교 신앙을 가진 수학자로 평생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무신론자들과 논쟁을 하였고, 수많은 사람들의 질문에 답을 해온 이 시대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로 알려진 존 레녹스 교수이지만, 그는 “기독교 변증학(Christian Apologetics)”이라는 말 대신에 “설득력 있는 복음주의 Persuasive Evangelism”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합니다. 레녹스 교수는 베드로전서 3장 15절(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의 말씀을 근거로 고백하셨는데, 저도 “설득력 있는 복음주의”라는 말이 변증학보다는 더 좋게 들렸습니다.

 

답변 속에 레녹스 교수의 무신론자들에 대한 열린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좋았습니다. 포이에르바흐는 현실을 부정하는 종교인을 신랄하게 비판했고, 칼 맑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경제 문제를 도외시한 종교, 특히 기독교는 민중의 아편이라고 뼈 때리는 지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최근에 기독교회가 여러 면에서 잘못한 것이 많아서 방어적인 복음주의가 되어버렸지만, 레녹스 교수처럼 복음을 가슴에 간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무신론자들이나 다른 종교인들과 공통의 윤리적 가치를 위해서 함께 일한다면, “코로나바이러스 시대에 하나님이 어디 계시는가?”에 대한 세상의 질문에 조금이라도 설득력 있는 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질문자는 C . S. 루이스 연구 모임을 하고 있는 분이었는데, 1962년 루이스 교수의 마지막 강의를 존 레녹스 교수가 직접 들었을 때의 소감이 어떠했는지 질문하였습니다. 루이스는 1963년에 소천하셔서 1962년의 강의가 꽤 뜻깊은 강의였을 것 같은데, 그 마지막 강의를 옥스퍼드에서 레녹스 교수께서 직접 들었다고 하니 어떤 소감이었을까 매우 궁금했습니다. 레녹스 교수는 루이스 교수께서 존 돈(John Donne)에 대해 강의를 하셨다고 짧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루이스 교수가 지금 살아있다면 무슨 말을 하셨을까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아마 “고통의 역할(function of pain)”에 대해서 말씀하셨을 거라고 하면서, 고통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크게 소리치시는 메가폰이다라고 요약하며 대담을 마치었습니다.

 

3부는 소그룹 별 토론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1, 2부를 유투브 영상을 통해 시청했습니다. 시청 후 소감은 유럽과 미국의 과학자나 수학자들이 이렇게 건전한 신앙을 가지고 복음을 힘 있게 전하며, 부드럽게 과격한 무신론의 예봉을 무디게 하는 모습이 참 너무 부러웠습니다. 지금은 과학시대이기 때문에 테야르 드 샤르뎅, 프랜시스 콜린스, 러셀, 존 폴킹혼 등등 과학분야의 전문가들이 증언하는 신앙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신대를 통해서 이런 분들의 목소리가 국내에도 많이 소개되어 다음 세대 중에서도 과학과 신학(신앙)의 두 날개로 훨훨 날으시는 분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글_ 최성일 (ultracharm@naver.com)

posted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사무국소식 202007

2020년 상반기가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뭘 한 것보다 안 한 것이 더 많은 시간이 아니었나 합니다.

현장 강의가 온라인 강의로 모두 바뀌고

모든 회의가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일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상반기에는 세 번의 콜로퀴움을 진행했습니다.

 

19회 뇌과학과 기독교 신앙(김성신)

20회 케노시스 창조론(강태영)

21회 자연주의 철학과 창조론(장왕식)

 

 

 작년에 새로 영상 간사님을 영입한 것은

모두 이때를 위함이었나 봅니다.^^

정말 탁월한 선견지명이었습니다.

 

날로 수준이 높아지는 영상을 보면서

과신대가 변하는 시대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이테오그램'에 이어

'온라인 북토크' 프로그램도 시작했습니다.

 

과신대 추천도서를 기억하시나요?

궁금한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 

https://www.scitheo.org/140

 

과신대 독서 길라잡이 카드뉴스

- 과신대 독서 길라잡이 - (고화질 이미지 다운로드) ** 과신대에서 제작하는 카드뉴스는 누구나 사용 또는 재배포가 가능합니다. (사용 시 출처를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www.scitheo.org

 

앞으로 매 월 과신대 추천도서를 한 권씩 소개하는

온라인 북토크를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합니다.

 

1회 방송으로는 <창조론 연대기>의

김민석 작가님을 모시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2회 방송은 과신대 정회원이신 차수진 박사님과 함께

프랜시스 콜린스의 <신의 언어>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곧 영상이 올라갈 겁니다. 

 

7월 16일(목) 오후 2시에 3회 북토크가 진행됩니다.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김익환 교수님과 함께

존 레녹스의 <최초의 7일>로 방송을 합니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하니 꼭 참여해주세요.

 

 

저희 사무국 간사님들의 소식도 간단히 전합니다.

2020년 7월부터 사무국 간사님들의

근무시간이 약간 조정됩니다.

 

최경환 사무국장은 주 35시간 근무이고

주 5일 출근합니다.

장민혁 행정간사님은 20시간 근무이고

2일 출근을 합니다.

이슬기 영상간사님도 20시간 근무이고

주로 재택근무로 영상 촬영과 편집을 맡습니다. 

 

사무국 팀웍이 너무 좋습니다.

좋은 사람과 즐겁게 일하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요?^^

 

앞으로 좋은 컨텐츠와 영상으로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섬기는 과신대가 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응원과 후원 부탁드립니다.

 


과신대 사역에 함께 하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회원가입과 후원약정을 통해 정회원이 되실 수 있습니다. 

* 입회신청서 작성 링크: goo.gl/YYP76E

* CMS 후원서 작성 링크: bit.ly/2VLxHa6

posted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이제는 『만들어진 신』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겠습니다.

 

이제는 『만들어진 신』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겠습니다.

- 서울신학대학교 박영식 교수님의 과신대 핵심과정 강의를 듣고 -

 

 

과신대 핵심과정 제7강은 서울신학대학교 박영식 교수님께서 <무신론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강의 내용도 무척 유익하고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더 좋았던 것은 차분하고 겸손하게 말씀하시는 교수님의 강의 모습이었습니다. 혹시라도 무신론자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으면 교수님처럼 대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교수님께서 강의해주신 내용은 주로 '새로운 무신론(New Atheism)'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 새로운 무신론은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이며 <만들어진 신>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가 중심에 서 있는 과학주의 무신론입니다. 과신대 강의라서 그런지 무신론 중에서도 과학주의 무신론에 무게를 많이 두신 것 같습니다. 그럼 교수님께서 강의해주신 내용 중에 몇 가지 핵심적인 내용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과학주의 무신론 

 

과학주의 무신론은 ‘새로운 무신론(New Atheism)’ 이라고도 하며 그것이 주로 하는 일은 과학이라는 무기를 들고 종교를 사정없이 매도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무신론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서두에 말씀드린 리처드 도킨스 외에 크리스토퍼 히친스, 샘 해리스, 대니얼 데닛 등이 있습니다. 과학주의란 과학을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이념으로서 과학을 모든 영역에 적용하여 과학적인 답변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과학으로 탐구할 수 없는 영역을 과학보다 열등하다거나 거짓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학이 많은 것을 해명할 수는 있겠으나 모든 것을 해명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태어나는 것에 대하여 생물학적 또는 의학적인 분석과 설명은 가능하겠지만 그 아이를 낳고자 하는 부부의 사랑과 열망을 과학적으로 어떻게 분석하고 설명할 수가 있을까요?

 

 

 

도킨스의 무신론과 그의 오류

 

리처드 도킨스는 과학의 이름으로 가장 활발하게 무신론 운동에 앞장서는 인물입니다. 특히, 그의 책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 2016)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그는 책과 강연을 통해 거침없이 종교는 악이며, 신은 망상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그가 현실 종교만을 보고 종교는 악하므로 박멸해야 한다고 한다면, 같은 논리로 TV 뉴스나 언론매체에서 보도되는 수많은 인간의 악행을 보고 인간은 악한 존재이니 모두 박멸되어야 한다고 주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도킨스는 현실 종교와 그 종교의 지향점이나 본질을 서로 구분하지 않고 동일시하여 비판합니다. 그렇다면 그가 그렇게 숭배하고 있는 과학이 인류사에 과연 선한 것만 남겼는지 질문을 해봅니다. 우생학적 연구, 원자폭탄 개발,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인한 환경 파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러한 것들 때문에 과학을 악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놓고 볼 때 과학이나 종교나 그 자체로는 악이라고 말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도킨스가 반과학적이라고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기독교는 창조과학을 주장하는 근본주의 기독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건전한 이성과 참된 과학의 주장을 부정하는 창조과학회와 지적설계가 마치 기독교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기독교를 비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오늘날의 신학과 폭넓게 대화하지 않고, 오히려 기독교 전통에는 포함되어 있지만 이미 내부적으로 결점과 오류를 지적받았던 기독교의 특정 부분인 창조과학과 지적설계를 소환해서 마치 기독교 전체가 그런 오류에 빠진 것처럼 비판하고 있습니다.

 

도킨스는 과학이 아직 해명하지 못한 부분에 신의 설계를 슬쩍 집어 넣는 지적 설계론의 ‘틈새의 신’을 비판합니다. 하지만 지적 설계론이나 도킨스나 모두 동급의 오류에 빠져 있습니다. 도킨스는 생물체의 진화과정에서 해명되기 어려운 부분을 ‘우연’으로 환원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지적 설계론이 ‘틈새의 신’을 요청했던 것처럼 도킨스는 ‘우연의 악마’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도킨스의 또 다른 책인 <이기적 유전자>에서 그는 ‘모든 것은 유전자가 결정한다’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도킨스는 그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유전자결정론이나 유전자 환원주의를 전제해 놓고 여러 사례들을 자기주장에 꿰맞춰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기 주장의 틀 안에서만 정합성을 갖는 순환논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도킨스의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도킨스는 종교 비판을 할 때 그가 신봉하는 과학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무신론적 신념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과학과 신학의 관계 

 

과학과 신앙의 관계는 어떻게 이해되어야 할까요? 카를로 로벨리의 <보이는 것은 실제가 아니다>라는 책에 보면 조르주 르메트르의 일화가 나옵니다. 벨기에의 로마 카톨릭 사제이자 천문학자이며 빅뱅의 최초 발견자인 조르주 르메트르는 교황 비오 12세가 어느 연설에서 빅뱅 이론이 창세기의 이야기를 확증하는 것이라고 선언하자 교황이 창조와 빅뱅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삼가도록 설득합니다. 르메트르의 생각은 과학과 종교를 이런 식으로 섞어서는 안 되며, 성서는 물리학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물리학은 하나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결국 비오 12세는 설득되었으며 다시는 공개적으로 빅뱅과 창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과학은 과학의 방법으로 진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과학이 많은 부분들을 증명하고 원리를 밝혀주고 있지만 오늘날 과학이 진리 자체를 말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신학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에 대해 아무리 자세하고 아름답게 묘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표현의 넓이와 깊이에는 인간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르메트르가 말한 것처럼 과학과 종교가 각자의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섞여서는 곤란할 것입니다. 과학은 종교가 보지 못한 것을 보게 하고, 또한 종교는 과학이 볼 수 없는 것을 보게 하듯이 과학과 신앙은 서로의 한계 안에서 서로의 영역을 지키면서 공명해야 합니다.

 

 

과신대 김완식 기자 (comebyhere@daum.net)

posted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사무국소식 202005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을 바꿨습니다.

저희 과신대와 같은 비영리단체의 운영이나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화상으로 회의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강의나 세미나도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됐으니 말이죠.

 

그래도 저희 과신대는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핵심과정과 콜로퀴움도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방구석에서 열심히 강의를 듣고 계실 모습을 상상하니 흐믓합니다.^^

 

핵심과정 촬영을 위해 국립과천과학관을 사무국 간사님들이 다녀왔습니다.

 

물론 온라인 강의를 위해 사무국 간사님들은

영상 촬영과 편집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더 좋은 영상과 콘텐츠 제작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두 가지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먼저, "과신책갈피" 프로그램입니다. 

 

 

 

과신책갈피는 함께 나누고 싶은 짧은 '과학-신학 명언'을 제보해주시면

카드뉴스로 만들어 드리는 프로젝트입니다.

아래 링크로 제보해주세요.

 

참여하시는 분에게는 과신대에서 준비한

작은 선물도 보내드립니다. 

https://forms.gle/UZVk2tJUgNb2KXKUA

 

 

 

두 번째 콘텐츠는 "SCITHEOSTAGRAM"입니다.

그동안 과신대에서 진행한 콜로퀴움 강연 중

명강의만을 쏙쏙 뽑아서 클립영상으로 제작합니다.

매주 하나씩 제작해서 페이스북과 유튜브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온라인 과신Q과신톡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할 일이 많네요.^^

 

 

 

지난 4월 28일에는 과신대에서 특별한 강좌가 열렸습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예배가 갑자기 활성화됐는데

규모가 작은 교회에서는 여러가지 여건 상

힘들어 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구글 이노베이터 김정준 목사님을 모시고

"스마트 예배" 온라인 특강을 마련했습니다.

스티림야드와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해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누군든지 쉽게 온라인 방송국을 만드실 수 있습니다.

 

방송 보기: www.youtu.be/jreQumm18F4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삶은

크게 바뀔 거라고 말합니다.

아니 꼭 바뀌어야 하겠죠. 

사회 안정망을 구축하고,

자연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자연의 청지기로써

그리스도인들의 책임감이 더욱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함께 하나님 나라를 성실하게 가꾸는

그리스도의 제자의 삶을 살아가길 기도합니다. 

한 달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글_ 사무국장 최경환

 

 

 

posted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1세기에는 21세기의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자!

 

“21세기에는 21세기의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자!”

- 이정모 관장님의 과신대 핵심과정 강의를 듣고 -

 

 

과신대 핵심과정 5강은 국립과천과학관 이정모 관장님의 "과학으로 보는 창조 역사"였습니다. 이정모 관장님은 생화학을 전공한 과학자로서 서울시립과학관과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서도 계셨습니다. 과학관 관장님이 과학자이실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하다가 이번 기회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관장님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좀 더 확인을 해보니 지금은 종영된 TV 방송 프로그램인 ‘어쩌다 어른’에 출연하셔서 과학강연을 한 적이 있으셨습니다. 아마 편안한 이미지와 재미있는 강의로 많은 시청자 분들이 좋아하셨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관장님은 이번 강의에서 신학과 과학의 최초 충돌이었던 천동설과 지동설, 그리고 두 번째 충돌인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해 설명하시면서 더 이상의 충돌은 자제하고 21세기에는 21세기의 문제를 바라보자고 하셨으며 아울러 충돌에 대한 해결법을 제시하여 주셨습니다. 교수님 강의의 주요 내용과 제가 느낀 점을 간단히 설명드리고 과학과 신학의 갈등 해결법에 대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천동설과 지동설 갈등의 단면 >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요 자연은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따라서 신앙과 이성은 대립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마치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는, 자연에 관한 문제에서 만큼은 과학이 신학보다 우월합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일반인의 이해를 목적으로 씌여졌고 쉽게 재해석할 수 있지만, 자연은 변경할 수 없는 실제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성경에 있는 문장과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자연에 관한 진실을 과학자들이 증명하면, 신학자들은 그 문장의 의미를 재해석하여 명확히 해야 합니다." - 갈릴레오가 크리스티나 대공 부인에게 보낸 편지 -

 

위의 글은 종교재판과 관련하여 입장이 난처해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자신의 후견인인 크리스티나 대공 부인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입니다. 이 편지에서 갈릴레이는 코페르니쿠스 가설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과학에 대한 성경의 올바른 해석이 필요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편지의 내용 이면에는 종교재판에 대한 갈릴레이의 걱정과 염려가 스며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이 편지가 천동설과 지동설의 문제가 아닌 창조론과 진화론의 문제 때문에 요즘 시대에 쓰였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고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16세기, 천동설에 기반하여 우주의 중심이 지구라고 모두가 믿고 있을 때, 지동설을 주장하며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은 잘못되었고 지구가 우주의 중심도 아닐뿐더러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다고 한다면 그 당시 종교지도자들이 수용하기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신앙적 자존감이 무너지게 되듯이, 인류는 하나님의 특별하신 사랑에 의해서 그분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존재임을 믿고 있는데 창조가 아닌 진화에 의해 인류가 시작되었고 발전하여 왔다고 한다면 지동설을 주장했을 때와 마찬가지 반응은 당연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 진화발생생물학 (EVO-DEVO) >

 

진화발생생물학은 다양한 동물과 식물의 발생과정을 비교하여 공통 조상에서부터 진화한 생물의 공통 요소와 변이를 연구하는 생물학의 한 분야입니다 (위키백과 참조). 이것의 예를 들자면, 닭과 생쥐와 구렁이는 기본적으로 같은 유전자 설계도를 가지고 있지만 레고처럼 유전자를 여러 번 사용하는 것에 따라 가슴의 길이가 길어지거나 짧아지게 됩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초파리의 Eyelsss 유전자를 뜯어내서 생쥐의 배아에 이식하거나, 반대로 생쥐의 유전자를 초파리에 이식하게 되면 신기하게도 이식 여부에 상관없이 생쥐에서는 생쥐의 눈이, 초파리에서는 초파리의 눈이 생기게 됩니다. 즉, 같은 유전자가 다른 곳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결론적으로 진화라는 것은 새로운 유전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 조합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으로서 15~20년이면 진화의 과정을 무인도나 실험실에서 관찰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물며 생명의 역사 38억년일까요?

 

 

< 우리의 숙제 >

 

강의 시작부에 종교재판과 관련한 갈릴레오의 편지를 보면서 얼마 전에 읽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 나오는 그리스의 여성 수학자 히파티아가 떠올랐습니다. 남성 편력의 시대에 수학과 철학에 능통했고 매우 아름답기까지 하였으나 철학과 결혼했다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독신의 삶을 살았던 그녀는 결국 종교적인 이유로 발가벗겨지고, 조개껍데기와 같은 날카로운 것에 온몸이 난자된 뒤, 불에 태워져 비극적으로 생을 마치게 됩니다. 기독교 역사에는 이토록 무섭고 마음 아픈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많은 환난과 핍박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실제 그렇게 되었지만, 그와는 정반대의 일들도 너무 많이 일어났습니다. 어쩌면 기독교의 그런 모습이 낳은 존재들이 니체요 도킨스가 아닌가 합니다.

 

이정모 관장님은 도킨스가 싫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사람이 싫은 게 아니라 그의 사상이 싫으신 거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도킨스는 과학의 이름으로 신념과 이념을 이야기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것은 신앙인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과학, 그중에서도 진화론이라고 하면 긴장부터 하고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의 자세를 취하곤 합니다.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이는 행위로 옮겨지지 않을 뿐 중세시대의 종교에 의한 탄압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입장에서 서로 다른 생각으로 인한 갈등은 없을 수는 없으나 이를 올바르게 해결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인 것 같습니다.

 

 

< 창조와 과학의 갈등 해결법 >

 

"겸손이란 본능과 지식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고, ‘모른다’고 말하는 걸 꺼리지 않는 것이자,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을 때 기존 의견을 기꺼이 바꾸는 것이다." 한스 로슬링의 FACTFULLNESS』 에서 -

 

창조론과 진화론 사이의 관계에서 위와 같은 ‘겸손’을 바탕으로 대화를 나눈다면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정모 관장님께서 말씀하신 창조론과 진화론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갈등-분리-접촉-지지라는 절차를 바탕으로 합니다. 이 시대의 창조론과 진화론 간의 상태가 바로 ‘갈등’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갈등이 있으면 일단은 서로가 ‘분리’ 상태로 있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접촉’을 하여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지지’ 하거나 아직까지 서로의 입장 차이가 크다면 다시 ‘분리’하는 과정을 통해 점점 이견을 좁혀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서로가 함께 해결할 문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협력할 부분은 무엇인지를 찾는 것입니다. 바로 21세기에는 21세기의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언급했던 진화론의 문제를 창조과학에서 공격의 빌미로 삼는 행위는 이제 접어두고 지구 온난화나 기후 문제 등 인류가 21세기에 직면한 문제를 함께 풀어가자는 것입니다. 교회에서는 ‘왜?’라는 차원에서 접근을 하고, 과학에서는 ‘어떻게?’라는 차원에서 접근을 하여 폭넓게 해결책을 찾는다면 서로의 갈등은 어쩌면 어렵지 않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김완식 기자 (comebyher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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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대 번개 특강] 구글 이노베이터 김정준 목사님께 배우는 '스마트 예배'

[과신대 번개 특강]

 

구글 이노베이터 김정준 목사님께 배우는

'스마트 예배'

 

최근 COVID-19 사태로 인해 인터넷 예배, 주일학교 등의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가 많을 줄 압니다. 과신대가 이런 교회에 작게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구글 이노베이터 김정준 목사님을 모시고 소형 교회를 위한 "스마트 예배" 온라인 특강을 준비했습니다.

 

이번에 김정준 목사님께서 강의해 주실 내용은 중소형 교회부터 대형 교회가 적용 가능한 온라인 예배 솔루션입니다. 구글 클래스룸 활용법과 스트림야드에 대한 소개까지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강의해 주실 예정입니다. 이번 COVID-19 사태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온라인 예배를 위한 교육이 될 것입니다.

 

** 영상 강의 링크: https://youtu.be/ch2HUW3zbKE

 

  • 강의 내용: 주일학교에서 클래스룸 사용하기,  온라인 교회에 사용 가능한 솔루션 소개, 온라인 방송국을 위한 준비물, 스트림야드streemyard 소개, 스트림야드에서 방송 만들기, 온라인 예배 실습 등

  • 일시: 2020년 4월 28일(화) 저녁 8시 (약 2시간)

  • 수강료 무료

  • 수강방법: 수업 전에 미리 아래 순서에 따라 구글 클래스룸에 가입하시기 바랍니다.

 

1) gmail로 로그인을 한 후, 메뉴에서 클래스룸(classroom)으로 이동 혹은 https://classroom.google.com 접속

 

2) 오른쪽 위 + 버튼을 누르고 수업 참가하기 선택

 

3) 접속 수업코드 gi4myto을 입력하고 클래스룸 들어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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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와 과학을 품고 미래로 나아가겠습니다.”

 

김정형 교수님의 과신대 <핵심과정> 강의를 듣고

 

 

삼국지의 가장 유명한 전투인 적벽대전에서 유비는 손권과 연합하여 조조의 80만 대군을 물리칩니다. 이 전투에서 유비와 손권의 승리가 가능했던 것은 중원을 조조에게 넘겨줄 수 없다는 그들의 미래 지향적 판단이 주요했기 때문입니다. 장신대 김정형 교수님의 과신대 핵심과정 강의를 들으면서 떠오르는 생각이 방금 말씀드린 삼국지 3대 전투 중에 하나인 적벽대전이었습니다. 교수님의 강의 의도와 목적은 전쟁으로 치면 장차작전(future operations)을 고려하자는 말씀으로 이해가 됩니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과거 인식과 현재에 대한 상태 파악이 필요하기 때문에 창조론의 정의부터 시작해서 과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우리들의 모습, 그리고 신앙과 과학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까지 말씀해 주신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포괄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강의에서 신앙의 좋은 통찰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강의해주신 내용에 대해 간단히 요점을 설명드리고, 우리가 어떻게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뒷부분에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창조의 시작 - 창조론

 

우선 창조론(the doctrine of creation)과 창조설(creationism)의 용어 정의부터 하겠습니다. 창조론은 교리(doctrine)로서 창조자 하나님의 성품과 창조의 목적, , 하늘의 이야기를 말합니다. WhoWhy의 문제입니다. 이에 반하여 창조설은 이즘(ism)으로서 과거 창조의 기원, , 땅의 이야기를 말합니다. WhenHow의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창조설을 창조론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습니다. 창조설은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로 분류됩니다.

 

•평평한 지구 창조설(flat earth creationism)

•지구 중심 창조설(geo-centric creationism)

•젊은 지구 창조설(young-earth creationism)

•간극 창조설(gap creationism)

•날-시대 창조설(day-age creationism)

•점진적 창조설(progressive creationism)

•진화적 창조설(evolutionary creationism)

 

위와 같이 창조설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지만, 창조자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며 과거 기원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각각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비본질적인 문제로 창조설 간에 논쟁을 하기보다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본질적인 창조신앙의 입장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화합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한편, 창조론에 기반한 창조신앙은 창세기에만 국한된 게 아니고 신구약 성서 전반에서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시대적으로 가장 앞선 창조신앙을 보이고 있는 시편을 비롯하여 포로기 이후에 강조되는 창조신앙, 이방신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창조주 하나님을 말하고 있는 예언서, 한 분이신 하나님을 강조하며 창조신학적인 함의를 나타내는 율법서, 모든 것의 답은 하나님께로 향한다는 지혜 문학의 잠언과 전도서, 하나님을 창조자로 전제하고 있는 신약성서 등 구약과 신약 성서 전반에 걸쳐 다채롭고 풍요로운 포괄적 창조신앙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창조신앙을 조직신학적 관점에서 보면 창조를 역사적 기원으로만 보기 보다는 창조의 시제가 영원을 향하고 궁극에는 삼위일체의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대로 새 하늘과 새 땅을 완성시키실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창조의 완성입니다.

 

 

창조의 진행 - 과학의 시대

 

현재, 우리는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급속한 과학의 발전이 때로는 신앙에 대한 도전으로 비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창조론에 대한 본질적인 도전은 아닙니다. 이유는 과학적 사실만으로 전달할 수 없는 본질적인 진리가 성경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학의 시대에 과학을 배척함으로써 나타나는 부작용이 많은 까닭에 우리는 과학을 신앙과 갈등 관계로 보거나 무관하게 보는 자세를 지양해야 합니다. 또한, 문자주의적 성경 해석과 근본주의적 교리 신학 또한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주어진 정답을 암기하는 정체된 신앙이 아닌 신구약 성서를 관통해서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실천하는 역동적 신앙으로 탈바꿈해야 과학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과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 과학을 품으면 의심이 늘어나가 보다는 오히려 하나님에 대한 이해가 더욱 풍요해집니다. 더 광대하신 하나님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을, 더 오묘하신 하나님을 통해 하나님의 지혜를, 더 신비로우신 하나님을 통해 하나님의 신비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을 배척하거나 무관심하게 대한다면 복음 전도와 선교의 기회를 놓쳐버리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과학의 탐구 대상인 자연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와 다르지 않다는 인식하에 신학과 과학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 두고, 궁극적으로는 과학이 제공하는 지식을 창조주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간적접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겠습니다.

 

 

창조의 완성 - 도전과 응전

 

사실 어떠한 창조설을 따른다 하더라도 창조론자로 살아가기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과학시대의 특징을 생각할 때 청소년이나 청년들과의 대화를 생각한다면 과학을 품는 창조론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세대별 다양한 입장을 존중하고 비본질적인 문제로 인한 소모전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눈높이 창조신앙이 필요하며, 나아가 창조자 하나님의 신앙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미래 지향적 대화가 필요합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이안 바버(Ian Barbour)가 정의한 종교와 과학이 관계를 맺는 방식의 네 가지 유형(갈등, 독립, 대화, 통합) 중 통합 모델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통합 모델’은 그 안에 세부적인 모델이 있으며, 그 중 ‘자연의 신학 모델’이 기독교 창조론의 핵심 진리를 보존하면서도 현대 과학과 유의미한 대화의 창구를 열어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모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신앙에 대한 도전은 이러한 과학적 세계관으로부터만 오는 게 아니라, 맘몬을 우상으로 섬기는 물신주의,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다양한 폭력, 지구 환경의 파괴로 인한 생태계 위기 등으로부터 올 수 있습니다. 이처럼 도전은 과거가 아닌 미래로부터 옵니다. 트랜스 휴먼의 시대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이러한 미래로부터의 도전은 과거 이야기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창조신앙으로 우리들의 삶 속에서 살아 응전해야 하며 입증해야 하는 것입니다.

 

 

글을 정리하며 다시 삼국지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삼국지의 3대 전투는 서두에 말씀드린 적벽대전을 비롯하여 관도대전과 이릉대전이 있습니다. 이 전투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세력이 큰 쪽이 패했다는 것입니다. 비록 부풀려 포장된 중국문학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전투들이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바로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과 ‘강한 도전에 응전하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적벽대전에서 유비와 손권이 손을 잡지 않았다면 조조를 물리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도전에 응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관도대전과 이릉대전에서 숫적 열세를 극복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현행작전(current operations)도 중요하지만 장차작전(future operations)도 반드시 고민해야 하고 계획해야 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본질적이지 않은 이유로 분열하거나 갈등을 해서는 미래의 승리를 보장할 수가 없습니다. 다양한 생각을 하는 창조론자들이 하나의 신앙고백으로 서로 하나가 되어 이 신앙고백을 위태롭게 하는 모든 위협에 맞서 함께 힘을 모아겠습니다. 바로 창조와 과학을 품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
(에베소서 6:12)

 

 

과신대 김완식 기자 (comebyhere@daum.net)

posted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사무국 소식 202004

 

지난 번에 저희 과신대가 '공익경영센터'에서 지원하는

비영리 스타트업 단체로 선정된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그 사업의 일환으로 이번에는

스타트업 단체를 돕는

엑셀레이팅 교육에 참여했습니다.

 

스타트업 엑셀레이팅은

초기 단계의 단체나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말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엑셀레이팅 전문 기업

크립톤의 양경준 대표님께

훌륭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과신대를 위한 맞춤형 Q&A도 해 주셨는데요.

앞으로 저희 같은 단체는

다양한 매체와 채널을 통해 수

입을 창출하는 형태로 콘텐츠를

확장하면 좋겠다고 하시네요.

교육을 받으면서 과신대 정회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과신대의 행사들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전화되고 있습니다. 

특별히 많은 분들이 신청하신 <핵심과정>도

현재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1강부터 4강까지의 강의는

장로회신학대학교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촬영을 했습니다.

방청객도 없는 상황에서 긴 시간 열강을 해주신

교수님들 덕분에 좋은 영상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5강 영상은 특별히 이관모 관장님이 계시는

국립과천과학관에 가서 촬영을 했습니다.

국립과천과학관도 코로나19로 인해

한 달 동안 휴관을 하고 있어서

자연사관에서 단독으로 촬영을 했습니다.

 

티라노사우르스를 배경으로 강의를 하니

훨씬 더 실감나고 현장감이 넘치는 강의였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강의도 기대해주세요.^^

 

 

예전에는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수업하는 것이

어색하고 낯설기만 했는데

이제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과신대에서도 화상 채팅 프로그래을 통해

최근에 다양한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과신대 연구모임, 실행위원회 회의, 사무국 회의 등

앞으로 영역을 확대해서

온라인 북토크나 정회원들의 나눔 모임을

진행해 볼까 합니다.

 

위기가 기회가 되어

온라인 화상 채팅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_ 과신대 사무국장 최경환

 

posted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사무국 소식 202003

 

과신대 북클럽에서 기획하고 사무국에서 지원하는

"과신톡" 행사가 지난 2월 8일

성공회 분당교회에서 진행됐습니다.

 

백소영 교수님께서

"살고 살리는 기독교 페미니즘"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셨는데,

많은 분들이 참여해 진지하게 강의를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과신대 북클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과신톡 행사를

준비해 보려고 합니다.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과신대 강의를 들을 수 있길 기대합니다. 

 

* 과신톡 모임 후기: https://www.scitheo.org/499

 

 

지난 2월 10일에는

2020년 과신대 대의원 총회가 있었습니다.

총회라고 하면 다소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를 생각할 수 있을 텐데,

이번 총회는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하고 유쾌했습니다.

 

사무국에서는 장소 섭외에 실패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전화위복이 되어

총회가 파티로 변하는

놀라운 은혜가 임했습니다.^^

 

대의원 총회는 2019년 사역을 평가하고

2020년 사업계획을 검토하는 자리이지만,

다들 과신대 발전을 위해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너무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과신대에 영상 간사님이 들어오면서

갑자기 과신대의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그동안 글이나 이미지로만

과신대 소식을 전하고 홍보를 했었는데,

이제는 영상을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과신대에서 정성껏 준비한 "핵심과정"을

진행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영상 간사님의 수고로

온라인 수강이 가능해졌습니다. 

 

지난 3월 2일(월)에는 장신대학교 앞

예찬 스페이스를 통째로 빌려

1강과 2강 강의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김근주 교수님께서 4시간 동안

청중도 없는 상황에서 열강을 해주셨습니다. 

 

강의 영상은 수강자들에게

매주 금요일에 이메일로 전달해드립니다.

기대해주세요~

 

 

과신대 기자단의 활약으로

좋은 글과 기사들이 과신대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되고 있습니다.

좋은 콘텐츠가 계속 쌓여서

이곳이 과학과 신학에 대한

물 창고가 되길 기대합니다.  

 

* [서평] 창조론 연대기 (이혜련 기자) : https://www.scitheo.org/502

* [서평] 창세기 원역사 논쟁 (박우민 기자): https://www.scitheo.org/507

* [칼럼] Homo amans (백우인 기자): https://www.scitheo.org/504

* [후기] 창조와 영성 (최성일 기자): https://www.scitheo.org/501

 

 

마지막으로 과신대를 위해 잠시 기도해주세요.

 

1. 자비하신 하나님, 그동안 저희들이 무분별하게 자연을 파괴하고 저희들의 욕심과 탐용으로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자연을 파괴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이 땅에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를 내리셔서 생명과 은총이 가득한 곳으로 다시 창조해주시고 저희들을 다시 새롭게 만들어 주시옵소서. 현재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여 주시고, 서로 힘을 모으고 합해서 이 위기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2. 사랑의 예수님, 과신대가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를 많은 이들에게 잘 전달하고 전할 수 있는 통로가 되게 하셔서 하나님의 사랑을 증언하는 도구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사람을 억누르고 힘들게 하는 말씀이 아니라 진정한 자유와 해방을 전하는 말씀을 전하게 하시고, 다음 세대를 세우고 살리는 기관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3. 능력의 성령님, 과신대가 좋은 일을 바르고 정직하게 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우리가 교회뿐 아니라 사회의 각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선포하고, 하나님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도록 인도해주시옵소서. 과신대를 돕는 손길과 후원자들이 늘어나도록 도와주시고, 많은 이들을 선한 길로 이끌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허락해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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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모임] "창조와 영성"(조성호 교수) 특강 후기

 

"창조와 영성"

 

2020년 2월 22일 과신대 교사모임

강사: 조성호 교수(서울신학대학교 영성학 교수)

 

 

작년에 청소년 과신대 캠프를 진행하면서 태동하였다가 2020년에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모이는 과신대 교사팀에서 올해 두 번째 모임으로 서울신학대학교 조성호 교수님을 모시고 지하철 4호선 사당역 근처의 더드림교회 4층에서 조촐하게 “창조와 영성”이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개최하였습니다. 교사팀 자문위원이신 이문원 교수님(강원대 명예교수)과 정승화 선생님, 정종명 선생님, 백우인 선생님, 전희경 선생님 그리고 이준봉 님(서울신대 신학과), 멀리 남반구 호주 시드니에서 비행기를 타고 찾아주신 김태준 선생님, 과신대 최경환 사무국장님께서 10시 반부터 1시 05분까지 작지만, 모닥불 같이 뜨거운 강의와 Q&A 시간을 보냈습니다. 조성호 교수님은 구약에서부터 21세기까지의 영성 개념의 발전에 대해서 최대한 어렵지 않게 자세히 하나님의 창조와 영성의 관계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강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구약의 창조와 영성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창세기 1장과 2장의 기록 목적을 바로 알아야 하는데, 창세기 1장과 2장은 서로 다른 시기에 쓰인 문서로 창조의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각각 바벨론 포로기와 이스라엘 남 왕국 후반기에 유대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 쓰인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유대인의 세계관은 통전적 세계관으로, 영과 육을 나누지 않고, 창조 이야기에 나온 하나님의 창조행위에서 자신들의 삶을 이해하면서 수립되었습니다. 영성이라는 말은 삼위일체라는 개념처럼 성경에는 나오지 않는 개념어입니다. 일반적으로 영성은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는 삶을 말하고 교수님 개인적으로는 “관계 형성을 위한 건축학 개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영성이라는 개념이 주목받은 것은 가톨릭의 수덕신학과 신비신학이 영성에 집중하고, WCC에서 영성을 “사회참여”로 집중하기 시작하면서였습니다. 주목할 만한 영성학 학자들과 그들의 영성에 대한 주요 개념들은 먼저, 미국 가톨릭 영성가 샌드라 쉬나이더스가 말하는 영성으로, 궁극적 가치, 자기 초월, 의식과 삶의 통합, 지속적 과정이 있고, 얼반 홈즈의 내적 지향성, 브레들리 홀트의 4가지 사랑의 관계로서의 영성 즉, 하나님과 나의 관계, 나와 너의 관계, 나와 자연과의 관계, 나와 나 자신의 관계, 팀 켈러의 일과 영성, 아브라함 조슈아 헤셀이 말하는 유대적 영성이 있습니다.

 

특히, “안식”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아브라함 조슈아 헤셀의 영성에 대해서 창조와 관련하여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는데, 개인적으로 아주 좋았습니다. 아브라함 조슈아 헤셀의 영성 개념은 구약에 나오는 하나님의 창조 이야기에 나오는 하나님의 노동과 안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포수기(바벨론 포로기) 시대의 지배 민족들의 창조신화는 신들이 노예로 부리기 위해 인간을 창조했고, 왕족들은 신의 자손이므로, 당연히 모든 인간은 왕족을 위해 노동해야 한다는 지배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하고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구약성경의 여호와 창조 이야기는 창조주가 먼저 노동을 하였고, 그다음에 안식을 가졌기 때문에, 이러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들도 노동한 이후에 안식을 누리는 존재로 설명되며, 하나님은 피지배자, 낮고 천한 노동자, 사회적 약자들의 하나님이 되는 것입니다. 헤셀은 토지소유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공간의 안식”에서 “시간의 안식”으로 영성의 내용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공간의 안식은 땅을 차지한 지배자들의 개념이지만, 시간의 안식은 땅을 잃어버린 이스라엘에는 특히 중요한 개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피지배 민족으로 전락하면서 예루살렘 성전을 잃은 이스라엘 민족이 여호와 신앙을 통해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려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졌고, 지배자들이 변경할 수 없는 하루 24시간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영성)를 유지해야만 했습니다. 유대인들은 “나는 예배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신념으로 가는 곳마다 회당을 설립하여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며 시간의 주인이신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했고, 시간을 가장 거룩하게 여기며, 삶의 총체적 시간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려고 노력하였다고 합니다. 현재 공간의 안식 중심의 한국교회는 “시간의 안식” 개념으로 가야 하지 않는가 하는 제안도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구약의 창조 이야기 속에서 설명되는 노동과 안식의 하나님, 사회적 약자들의 하나님의 모습이 너무 좋았고, 이것이 창조의 영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의가 끝난 후 30여 분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오간 이야기들로는 '영성이 건축학 개론이라는 개념이 상당히 신선했다', '자신도 유대인들처럼 하루하루가 예배라는 것을 깨닫고 마음과 일상에서 큰 변화를 경험했었고, 변하는 인생살이에서도 “여상하신” 하나님과의 관계를 묵상하는 것이 좋겠다', '21세기 세속화된 과학시대에서 영성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창조의 경이, 하나님의 은혜, 초월, 신비 등등을 맛볼 수 있을까', '에코 페미니즘과 환경운동가 중에서 활동하는 영성가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보수적 근본주의적 기성교회 내에서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서도 어울려 사는 법은 어떤 것이 있는가' 등등이 있었습니다.

 

배고픔과 시간도 잊고 강의와 대화에 빠져 있다가 퍼뜩 1시가 지난 것을 깨닫고 자리를 정리하고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하면서 2020년 두 번째 과신대 교사 모임을 마치었습니다.(점심을 쏘신 김태준 선생님 감사합니다^^)

 

전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생각한 것은 과신대의 사명 중 하나가 차세대 교육이기 때문에 과신대 교사 모임이 정말 중요하고, 이것을 위해서 교회와 학교에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시는 선생님들의 모임이 정말 중요하며, 먼 곳에서 과신대 교사팀 모임을 가지려고 매번 모이시는 일선 중고등학교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이 아주 소중한 분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사팀 초기 멤버로 섬기시는 한 분 한 분을 위해서 많이 기도하고 도울 일이 있으면 온 힘을 다해서 도와드려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최성일 기자 (ultracharm@naver.com)

posted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