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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뷰/과신대 칼럼92

인간, 공생공산적인 혼종 과학과 예술로 만나는 인간의 존재론 "인간, 공생공산적인 혼종" 최영미 작가의 작품 세계는 인간의 존재론에 대한 스케치다. 마네가 그린 ⟨경마장의 말⟩처럼 역동적인 움직임과 속력이 그대로 전해오며 존재의 관능미가 느껴진다. 관능의 사전적 의미에는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기관의 기능, 다시 말해 폐로 호흡하고 눈으로 보고 혀로 맛보고, 코로 냄새 맡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지는 등 오관(五官) 및 감각 기관의 작용을 말한다. 작가의 화면에 등장하는 인간들은 생동하는 유기물과 무기물 덩어리로 있되 그 자체가 감각기관의 신경 다발이다. 인간 세포 지도는 사람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개수, 세포의 종류, 세포의 위치와 상태 그리고 세포의 역사적 계보가 모두 담겨있으며 그 기능도 파악할 수 있다. 최영미 작.. 2022. 9. 7.
신앙의 열정적인 아이러니스트(Ironist) 7월이 바람같이 휘익 흘러가고 구름같이 부웅 떠간다. 천지 사방은 모조리 저마다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고 회전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시간의 속도와 길이와 두께는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다양하다. 1시간이 60분이며 3,600초로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진 선형적인 시간이 결코 아니다. 생명이 등장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100억 년의 시간보다, 인류가 등장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200만 년 전까지의 시간보다, 어느 때는 24시간인 하루가 더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의 의식에 경험 이전의 천문학적이고 지질학적인 거리와 연대기는 어쩌면 일상에서 무감각의 지대와 구간일 것이다. 또 우린 실재 객체에 대한 감각보다 몸과 정신과 사유를 통해 감각 객체(정서, 감정, 기분,심리적 상태)를 경험함.. 2022. 8. 10.
숫자, 굶주린 욕망 숫자에는 이상한 마력이 있다. 숫자는 문어의 빨판을 갖고 있거나 욕망으로 펄펄 끓는 마그마임에 틀림이 없다. 그 숫자가 내 의식을 잡아당긴다. 매일 밤. 춤을 추는 마법에 걸린 이야기가 나오는 동화가 있었다. 빨간 구두를 신으면 춤을 추는데, 마법에 걸린 주인공은 아침이 올 때까지 밤새도록 춤을 멈출 수 없다. 걷기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문득 이 동화가 생각이 난다. 나는 춤 대신 걷기 마법에 걸린 것은 아닌지 살짝 두렵다. 정확히 말해 걸음 숫자의 기록을 보면 걷기를 멈출 수 없다. 한발 한발 걸을 때마다 숫자가 증가하는데, 이상하게 내가 걸을 수 있는 한계가 어디일까 궁금해지는 것이다. 과연 숫자를 어디까지 갱신할 수 있는지, 그랬을 때 나는 어떤 상태가 되는지 끝까지 가보고 싶은 충동이 걸음을 자꾸 .. 2022. 7. 8.
[SF영화와 기독교] 13. 스파이더 맨: 심판이 아닌 회복을 스파이더 맨: 노 웨이 홈 Spider-Man: No Way Home, 2021 액션, 어드벤처, SF / 미국 / 148분 / 2021. 12. 15 개봉 감독 : 존 왓츠 주연 : 톰 홀랜드(스파이더맨, 피터 파커), 젠데이아 콜먼(MJ), 베네딕트 컴버배치(닥터 스트레인지), 제이콥 배털런(네드) 우리는 우주를 유니버스(Universe)라고 부른다. uni + verse 즉 하나의 통합된 세계다. 이것이 진리이며 모두가 동의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 사실일까? 눈에 보이는 단 하나의 세계만이 있을까? 고대로부터 세상은 하나가 아니며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영역의 다른 세상이 있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고대 철학자 플라톤은 그 세상을 이데아(idea)라고 불렀다. 완벽한 원형을 .. 2022. 1. 11.
[SF영화와 기독교] 12. 이터널스: 너와 나의 메타내러티브 이터널스 Eternals, 2021 액션, 드라마, 판타지 / 미국 / 155분 / 2021. 11. 03 개봉 감독 : 클로이 자오 주연 : 안젤리나 졸리(테나), 마동석(길가메시), 리차드 매든(이카리스), 젬마 찬(세르시), 셀마 헤이엑(에이잭), 쿠아밀 난지아니(킨고),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파스토스), 리아 맥휴(스프라이트), 배리 케오간(드루이그), 로런 리들로프(마카리) 영화는 21세기 신화다. 스크린은 신화적 인물의 무대다. 특히 마블의 영화들은 신화적 인물의 각축장이다. 우리는 마블의 영웅들에게 박수를 보냈었다. 아이언 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블랙 팬서, 스파이더 맨, 닥터 스트레인지 등은 지구의 적들인 우주의 악당들과 맞서 싸웠다. 그들은 신화적 인물들이었다. 마블은 페이즈 4를 .. 2021. 11. 19.
과신대 교사모임 후기 예기치 못한 기후 변화와 기후 위기의 시절을 지나고 있다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은 왔다. 계절에 맞춰 울긋불긋 변하는 캠퍼스를 거닐다 보니 여전하신 하나님의 손길에 그저 감탄하게 된다. 곧 추수감사절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는 생각에 이르자 자연스레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과신대와 관련해서 올 한해 감사할 일이 적지 않다. 과신대에는 초창기부터 가입했지만, 활동은 지지부진했다. 아무래도 지방에 있다 보니 서울에서 진행되는 콜로퀴움이나 소모임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가 많은 부분을 온라인으로 돌려놓은 덕분에 작년부터 이런저런 강의와 모임들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 작년 연말에 열린 과신대 송년모임도 줌으로 열렸기에 참석할 수 있었다. 일면식 없는 분들과의 만남이 어색하면서도 긴장이 됐었는데.. 2021. 11. 10.
[SF영화와 기독교] 11. 듄: 메시아적 존재, 그 여정의 시작 듄 Dune, 2021 SF / 미국, 캐나다 / 155분 / 2021. 10. 20 개봉 감독 : 드니 빌뇌브 주연 : 티모시 살라메(폴 아트레이드), 레베카 퍼거슨(레이디 제시카), 오스카 아이작(레토 아트레이드 공작), 제이슨 모모아(던컨 아이다호), 조슈 브롤린(거니 할렉), 젠데이아 콜먼(차이니), 하비에르 바르뎀(스틸거), 스텔란 스카스다드(블라디미르 하코넨 남작), 데이브 바티스타(글로스 라반) 인류 역사상 전쟁이 없었던 날은 고작 몇 개월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사는 곧 전쟁사요, 침략과 약탈의 반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교적 평화의 시기라 할 수 있는 21세기 인류는 경제 전쟁이라는 체제 속에 살아가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총 칼을 들지 않은 더 무서운 전쟁이다. 드니 .. 2021. 11. 4.
[SF영화와 기독교] 10.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전설'의 세계, 탈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2021 액션, 모험, 판타지 /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 132분 / 2021.09.01 개봉 감독 : 데스틴 크리튼 주연 : 시무 리우(샹치), 양조위(쑤 웬우), 아콰피나(케이티), 양자경(난), 장멍월(쑤 샤링), 진법랍(리) 마블의 주인공들이 변하고 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페이즈 1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백인 남성들이었다. 아이언 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심지어 우주적 인물인 토르, 스타로드도 백인 남성들이었다. 세계는 백인 남성이 구한다는 공식이다. 그러다 캡틴 마블에서는 백인 여성이 히어로로 등장한다. 블랙 위도우라는 백인 여성도 주요한 역할을 한다. 블랙 팬서의 등장은 미국 정치사.. 2021. 10. 8.
파피루스와 천막: 과학사로 보는 바울 서신의 경제학 1. 비즈니스맨이자 복음 커뮤니케이터인 사도 바울 사도 바울은 주님께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해 푯대를 향하여 열심히 달려갔던 이방인 선교사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천막을 만들어서 파는 사업가이자 복음을 널리 알리는 커뮤니케이터였습니다. 사도 바울이 이렇게 다양한 경력을 가지게 된 데에는 그의 고향인 다소가 주는 영향 역시 무시하지 못합니다. 로마 길리기아 지역 수도였던 다소는 소아시아 문화, 무역 그리고 군사의 중심지였습니다. 뿐 아니라 당시 아테네 및 알렉산드리아와 비등한 학문의 중심지였습니다. 아마와 염소 털로 짠 직물이 유명한 다소에는 다양한 직물을 짜는 직조업이 발달했고 천막 제조업이 성행했습니다. 다소의 천막은 오늘날 말하면 하나의 브랜드였습니다. 이러한 다소에서 태어나서 자랐던 사도 바울이.. 2021.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