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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뷰/기자단 칼럼

과학으로 생각한다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2. 12. 22.

『과학으로 생각한다』를 읽고

 

『과학으로 생각한다』|이상욱 외 지음|동아시아 펴냄|336쪽

 

과학과 기술과 사회는 하나의 커다란 유기체이다. 과학은 기술에 기대어 더욱 발전할 수 있고 사회에 반영되어 하나의 법칙과 진리로 작용한다. 현대의 과학이 테크노사이언스인 만큼 과학은 기술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기술의 발전에 영향을 주고 사회의 요구와 필요에 응답하기도 한다. 


사회진화론은 다윈의 생물진화론을 사회에 적용하면서부터 시작된 사회학 이론이다. 현재는 진화라는 개념에 대한 몰이해가 만들어 낸 잘못된 이론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19세기의 제국주의 국가들은 사회진화론을 근거로 식민지에 대한 착취를 정당화했다. 유대인 학살을 자행했던 나치의 우생학 또한 사회진화론을 바탕으로 한다. 새로운 과학 이론이 전 세계 사회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반대로 당시의 사회적 이슈가 과학 연구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처럼 과학과 다른 학문들은 상호작용하며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이 책은 과학과 인문학, 사회학, 철학 등의 학문이 연관된 사례들을 주로 다룬다. 과학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복제 인간에 대한 논쟁이 그 사례다. 복제 인간에 대해 반대하는 측에서는 복제 인간 기술에 대해 엘리트주의가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나, 복제 인간의 존엄성 문제 등 윤리적 측면에서 비판하고 있다. 단순히 과학 기술로 얻을 수 있는 이익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과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직접적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복제 인간 기술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다. 기술이 완전하지 않기도 하지만, 현재 세계의 국가들은 윤리적 판단에 근거하여 복제 기술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복제 인간 기술의 옳고 그름이며 지금도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복제 인간 기술을 계속 금지한다고 해도 암암리에 불법 연구가 진행되는 등 여러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엄격한 기준을 먼저 세우고 복제 인간을 부분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생물을 복제하는 방법은, 복제하려는 생물의 체세포 핵을 채취한 뒤 같은 종의 수정란의 핵을 빼내고 그 자리를 대체하는 체세포이식법과 분화한 수정란을 각각 하나의 세포로 분리해 다시 분화시키는 수정란분할법의 두 가지이다. 이 수정란을 이용하기 때문에 논쟁이 발생한다. 이후 인간으로 성장할 수정란을 함부로 연구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규정은 수정된 지 14일을 기준으로, 그 이전의 수정란은 인간으로 간주하지 않으므로 연구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생물학자들도 존재한다. 수정란을 단순히 세포로 보아야 하는지, 잠재적 인간으로 보고 인권을 부여해야 하는지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바른 기준을 세우려면 수정란에 대한 지식과 동시에 윤리적ㆍ도덕적 판단 능력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의 방향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 그 사용의 결정은 어떤 기준하에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두고 종교와 과학은 서로 협력해야 한다. 

 


이처럼 우리는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여러 학문이 융합된 학문을 배워야 한다. 단순히 문과/이과로 학문을 나누고, 다른 분야에 대해 적극적으로 가르치지 않는 한국 대학의 현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세부적으로 분화된 학문들은 서로 교류하지 않는다. 통합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미래 사회에서, 학생 개개인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국가적 경쟁력도 우려된다. 통합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학생들을 양성하는 교육 제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글 | 노은서 편집위원

과학과 신학에 관련된 책들을 읽으며 공부하고 서평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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