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바위, 시간> 북토크 후기


백우인 기자



입김이 뿌옇게 연기처럼 흩어지고 체감 온도가 상당히 낮은 저녁 시간... 사람들의 발걸음이 예사롭지 않았다. 정해진 어딘가를 향해 가는 것처럼 한 방향으로 모아져 있었다. 혹시 “거기?” “홍대 프리스타일?” “7시 반?” “「성경, 바위, 시간」 북 콘서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140여 명의 사람들이 그곳에 모였다. 일찍 오신 분들을 위해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맛있는 수제 쿠키까지 준비해 주신 배려에 감사하며 조금이라도 더 잘 들으려고 집중하는 청중과 조금이라도 더 전달해 주고자 하는 강연자분들의 열정 앞에 추위도 물러갔다.


「성경, 바위. 시간」은 하나님의 창조 이야기를 오랜 세월의 역사를 품고 있는 지질학적 관점에서 말하면서 창조를 변증하기 위한 지질학적인 접근과 해석들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게 한 반면에 어떻게 미끄러진 길을 가게 되어 이상한 창조과학이 생겨나게 되었는지를 말하고 있다. 두꺼워서 대략적으로만 훑어보고 가서 송인규 소장님, 박희주 교수님, 우종학 교수님의 발표를 열심히 메모하면서 들었다. 미국 칼빈대학교(Calvin College) 지질학자 데이비스 영과 랠프 스티얼리가 쓴 「성경, 바위, 시간」은 지질학적 연구 성과물 중 방사성동위원소의 반감기 계산을 통해 최소한 지구 나이가 6000년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믿지 않는 이들을 향해 저자들은 하나님이 6000년 전 즉시적으로 지구를 창조했다는 해석을 다시 생각해 보라고 권한다. 잘못된 이론에 근거해 교육받고 자란 청소년들이 훗날 지질학적 이론을 접할 때, 자칫하면 교회와 창조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지적과 함께 "기독교 청소년의 영적 건강과 관련된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젊은 지구론을 옹호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자분자분 말씀하시는데 듣고 있으면 시원해지는 박희주 교수님 발표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300~400년 전까지만 해도 과학은 성경의 기록을 뒷받침하는 변증 도구였고 과학적 발견과 성경 기록을 결합한 '성서 지질학'이라는 분야가 나오게 되었다. 성서 지질학이 이론화된 사례로 크게 3가지-홍 소설, 수성론, 격변설-를 들 수 있다. '홍수설'은 잇따라 발견되는 화석이 노아의 홍수 때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 화석이야말로 노아의 홍수의 증거라고 믿었다.


'수성론'水成論은 천지창조 때 지구 전체가 물로 덮여 있다가 후퇴하면서 땅과 바다로 구분되고 육지가 침식과 침강이 일어나 바닷속으로 내려가 퇴적암을 형성했다는 이론이며 성경 내용과 잘 맞아떨어져 홍수설을 대체했다. '격변설'은 지층 위치에 따라 퇴적층이 생성되는 시기와 화석도 다르며 시간적인 간격이 크다는 것이다. 이것은 수성론을 대체했다. 새로운 과학적 발견과 성경 기록을 조화하려는 노력은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왔으며 새로운 이론이 생겨나고 새로운 발견이 계속되면서 기존 가설은 폐기되거나 수정되는 반복되는 과정을 겪었다. 창조과학자 대다수는 종교적 동기 즉 문자적 해석을 고집하며 문자적인 확실성에 대한 추구에 집착하여 독단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성경적 관점은 송인규 소장님께서 발표해 주셨는데, 요약하면 성경의 역사성을 받아들이되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것과는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세기 1장은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했다는 역사성은 말하지만 창조 순서와 창조 방법은 말해주지 않는다고 했다.


지질학적 관점은 우종학 교수님께서 발표하셨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방사성동위원소 연대측정법'에 대한 소개인데, 우라늄이나 스트론튬 같은 방사성원소들이 일정한 반감기를 지닌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지구 나이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창조과학자들은 이 측정법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퇴적층에 마그마의 관입 후에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퇴적층이 쌓인 지질구조가 보여주는 긴 시간의 흔적도 인정하지 않는다.



삼인삼색의 발표가 끝나고 2부 대담 시간은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는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과학이 발전하면 성경해석도 바뀌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송인규 소장님은 비구원적이고 자연에 대해 말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과학적 사실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설교시간에 과학적인 이야기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가운데 목회자가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종학 교수님은 잘 모르는 분야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원칙이며 목회자들이 신학적 깊이가 있더라도 과학을 잘 모른다면 그것에 대해 일단 아는 척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했다. 과학에 대해 아예 침묵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일반 상식 수준의 과학 정도는 충분히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송인규 소장님 역시 목회자들이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피를 쏟는 한이 있더라도 공부를 해야 진리를 수호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아주 자세히까지는 모르더라도, 기본적인 내용은 알아야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 또, 죽도록 기도하자는 말은 하지만 죽도록 공부하자는 말은 안 한다. 순교할 각오로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이슈가 있다면 최소한 어떤 논의가 진행되는지는 알아야 하고, 그 분야에 전문가 까지는 아니더라도 중요한 이슈들은 공부를 해야 제대로 된 목회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순교할 각오로 공부해야 한다는 말에 청중석에서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진심으로 하시는 이야기였다. 목회자뿐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인 모두에게 향한 호소였다.


과신대 정회원들에게 선물로 증정된 「성경. 바위. 시간」을 만져보면서 여기저기 “순교할 각오”로 읽어보자고 구호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700여 페이지 분량을 혼자 읽기가 부담스럽다면 과신대 남부 북클럽 2월 모임에 참여하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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