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신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갈 길을 가 보자!

  • 와우 저도 이같은 고민을 하고 이곳에 찾아왔는데
    좋은 정보를 주시니 감사합니다!.
    창조가 단적인 사건으로 보는 것이 아닌 창조의 역사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있네요. 혹은 재창조라고 말해도 괜찮을까 싶습니다.
    저에게도 희망이 생깁니다.

    증인 2020.01.08 23:24

 

김정형 | 창조론-과학시대 창조신앙 | 새물결플러스 | 2019

 

전희경 (과신대 교사팀)

 

 

창조론에 대하여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서 밴쿠버 기독교 세계관 대학원에서 3년간 공부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과학자와 신학자의 자리가 아니라 과학 교사의 자리에서 저의 역할을 잘해보자는 결심을 하고 올해 8월 한국에 귀국했습니다. 한국의 학교와 교회에서 기독교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과학교육과 교회교육을 하겠다는 사명을 안고 말이죠.


3년 만에 귀국한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의 모습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양극단으로 심하게 양분되어 있었습니다. 교회 역시 양극단으로 나뉜 채, 말씀 안에서 중립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오히려 세상과 담을 쌓고, 교회만을 위한 사역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는 듯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름 생존하려고 저항과 평안을 오가며 균형을 잡으려고 긴장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내 몸과 맘이 유학생활 때와는 또 다른 힘듦으로 고생을 하고 있구나… 이것은 한국 생활 재적응 중이겠지… 인생은 늘 적응이구나…’ 하며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교회의 선배, 후배, 친구들이 한 사람씩 저에게 찾아와 물어봅니다. 공부하고 온 것이 무엇이며, 학생들에게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과학교육을 해야 하는지, 교회에서 궁금하고 답답했던 것, 교회의 문제점도 주저리 이야기합니다. 다들 나름 훌륭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그리스도인들인데, 순수하면서도 묵직하게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3년 만에 만난 우리의 교회는 너무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변함없음’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더군요. 그리고 교회의 주일학교와 사역자님들의 ‘창조론’에 대한 이분법적인 프레임과 ‘타락-구속’의 강조는 여전했으며, 그 벽의 두께는 제 생각보다 훨씬 더 두껍다는 것을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그래, 아자 아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갈 길을 가 보자.’

 

2020년에는 교회에서 중등부 교사와 교육위원회로 봉사하기로 했습니다. 중등부 담당 목사님과 선생님들이 ‘창조론’에 대해 관심을 갖고 물어도 보고 도움도 요청하셨습니다. 전 뭐가 신이 나는지 블라블라 저의 생각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괜스레 조심스러워도 합니다. 교회는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걸까요? 이런 변화의 바람을 기대하면서도 의심스러워할 때 김정형 교수님의 <창조론-과학시대 창조신앙>을 알게 되었고, 읽게 됐습니다.

 

 

먼저 이 책의 저자가 한국인 신학자라서 좋았습니다. 북미와 유럽의 유명한 신학자의 책이 아닌 한국인 신학자의 책이라서 반가웠습니다. 한국교회의 문화를 알고 한국 신학적 시각에서 풀어내는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고 기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이 책의 저자 김정형 교수는 <창조론- 과학시대 창조신앙>에서 창조론에 대한 용어들을 먼저 정리하고, 자신이 창조론에 대해 풀어나갈 이야기가 조직신학적 관점에서 출발함을 밝힙니다. 그리고 이 책은 ‘창조-진화의 논쟁’이나 ‘창조의 기원과 시기’를 말하는 창조론이 아님을 말하였다. ‘창조론’을 ‘The doctrine of Creation’으로 표현하고, 이는 조직신학의 한 범주라고 말합니다. 창조와 진화에 대한 견해라든가 창조의 기원과 방식에 관한 창조론은 ‘창조설(Creation)’이라 명명하고, 이를 신학 교리인 창조론(The doctrine of Creation)과 구분합니다. 창조론은 엄연한 신학이기에 창조론과 창조설은 논하는 범주가 다름을 강조합니다. 한국교회에서 창조론이라고 하면 창조설, 특히 창조과학과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오해를 지적하고, 창조론의 신학적 의미가 축소되거나 생략되고 있는 교회 현실을 안타까워합니다.


“창조론은 창조-계속 창조-새 창조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창조론이란 삼위일체 하나님이 과거에 세상과 만물을 창조하셨고, 현재도 살아계셔서 다스리고 계시며, 미래에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다시 오셔서 세상을 심판하시고 삼위일체 하나님이 세상을 새 하늘 새 땅으로 새 창조 하신다.”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과거에 한 번에 이룬 사건이 아니라 현재도 역사하시고 미래에도 역사하시고 완성될 큰 프로젝트라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과학혁명의 시대를 거치고 과학시대에 살고 있는 교회는 고대 근동의 과학관을 가지고 성서를 해석하는 창조설을 붙잡기보다 기독교 정통주의 창조 신학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동시에 현대과학이론은 포용하고 현대과학주의는 비판하면서 기독교 창조신학을 더 풍성하게 정립해 나가자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하나님의 창조 프로젝트’는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말하는 ‘창조-타락-약속-십자가-미션-심판-새 창조’라는 7막의 드라마 성경 이야기와 김홍전 목사님이 주장하는 ‘하나님의 뜻과 경륜을 따라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 하나님 나라가 완성되는’ 하나님 나라 사상과 맥을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 통합의 깨달음이 저는 기뻤습니다.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 시대를 따라, 시대를 거친,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드러나게 하시고, 풍성하게 알게 하신다는 것 말이죠. 창조론을 창조 프로젝트로, 하나님 나라의 시작과 완성으로 그려낸 김정형 교수님의 신학적 통찰이 놀라웠으며 큰 울림을 줬습니다. 


이 책에서 특별히 흥미로운 부분은 과학이론, 진화이론, 생물과학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과학 이론을 신학적으로 해석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과학책을 과학적 사고로 읽어 내려가듯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과학이론에 대하여, 진화이론에 대하여, 두려워하거나 무관심하지 말고 제대로 보자는 것이죠. 이 과학이론들의 내용이 무엇이며, 과연 이 이론들이 하나님의 창조를 반하는 것인지 자세히 살펴보자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생물학 책을 만났고,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말하는 진화이론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자는 그리스도인들도 현대 과학이론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진화이론은 하나님의 창조를 반대하는 것도, 신앙을 무너뜨리는 것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진화이론은 생명의 적응과 변화, 그리고 다양성을 말하는 과학이론일 뿐입니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창조론에 대한 통찰과 재미에 빠져 있다가도 머리 한 구석으로는 계속 한국교회 현실을 생각했습니다. 창조 신학은커녕 창조연대와 창조 방식에 집착하는 교회, 창조설(창조과학)이 전부이고 다른 의견은 위험한 견해로 보고 있는 현실 말입니다. 저는 한국교회에서 그동안 창조과학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현대 과학에 무관심해진 것이 결국 창조론에 대한 오해와 무지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제 교회의 창조론 교육은 눈높이 교육이 필요합니다. 창조론에 대한 오해와 이해의 측면에서 교회 내의 세대 간 특징에 맞게 눈높이 교육이 실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전략적이고 실제적인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창조설을 주장하기보다는 다양한 창조설이 있다는 것을 알기고, 진화 이론과 진화주의 구분하고, 과학과 신학에 관심 갖기 정도의 학습목표를 잡고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시간은 오래 걸린다는 것을 미리 각오하고 말이죠. 그래도 천천히 그리고 재미있게 해보려고 합니다~!!

posted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