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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뷰/기자단 칼럼

동방박사 이야기: 과학과 신학의 대화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1. 1. 7.

 

동방박사 이야기: 과학과 신학의 대화

 

유원상 기자

 

크리스천이 된 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적으로 들어본 적은 아직 없습니다. 성서에 기록된 것처럼 모세와 바울 등 많은 성인들께서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들었습니다. 게다가 예전에 다니던 교회에서도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증언하는 분들이 몇몇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것이 과연 어떠한 것일까' 늘 궁금했고 직접 체험해 보고 싶었지요.

 

오늘은 베들레헴에서 나신 아기 예수님을 방문한 '동방박사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마태복음 2:1-12). 그들은 헤로데 왕을 찾아와 "유다인의 왕으로 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에게 경배하러 왔습니다"라고 말합니다(마태복음 2:2). 성서에는 그들을 'wise men'이라고만 묘사하고 있지만, 아마도 별을 깊이 연구하는 학자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들은 별을 연구하다가 특이한 별을 발견하고 그리스도가 세상에 나신 징표라고 여긴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에게 경배하고자 먼 길을 여행하여 헤로데 왕을 찾아온 것입니다.

 

 

자연을 탐구하다가 예수 그리스도를 경배하게 된 동방박사들! 학문을 탐구하는 진정한 의미를 그들에게서 발견하게 됩니다. 그들은 단순한 천문학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온 신경과 눈과 귀는 하나님을 향해 있었고, 천문학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하나님을 만나기 원했습니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그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어떤 음성을 들은 것이 아니라 자연현상 속에서 하나님의 메시지를 발견하였다는 점입니다.

 

이는 오늘날의 과학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클 것입니다. 과학철학에 대해서는 지식이 미천하여 깊이 논할 바가 못 되지만,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증명하여 과학 법칙으로 인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과학적 방법론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존의 법칙으로 설명되지 않는 어떤 새로운 현상이 발견되면,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고자 하지요. 이러한 방법은 자연 현상을 탐구하는 합리적 방법일 것입니다.

 

동방박사들도 이러한 과학적 방법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은 별을 탐구하다가 기존의 지식과 경험으로 이해되지 않는 새로운 별의 존재를 발견하였습니다. 오늘날의 천문학자라면 이 별에 새로운 이름을 붙이고 물리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새로운 가설을 세울 것입니다. 그런데 동방박사들이 세운 가설은 "유다인의 왕이 나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실험은 직접 유대인의 왕을 경배하러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들은 아기 예수님을 경배함으로써 자신들의 가설이 옳음을 입증한 셈입니다.

 

 

동방박사의 이야기는 어쩌면 과학과 신학을 연결한 가장 훌륭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신학적 가설과 과학적 방법론을 결합하여,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역사적 장면을 만들어냈으니까요. 물론 이러한 방법이 가지는 위험성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천체가 우주의 중심인 지구 주위를 돈다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Ptolemaic theory)이 중세 기독교에서 공인된 것도 신학적 가설이 잘못 적용된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현상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과 메시지를 발견하고자 했던 동방박사들의 열망은 훌륭히 평가되어야 마땅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과학과 신학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조화해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과학자의 꿈은 결국 자연현상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요? 동방박사들처럼 과학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경배할 수 있기를, 자연 현상에 대한 이해를 통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찬미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유원상 

독일 마그데부르크 대학교에서 뇌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독일 라이프니츠 연구소, 미국 워싱턴 DC 국립아동의료센터 등에서 의료영상 진단기술을 연구했다. 2020년부터 선문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로 일하며 인공지능 영상처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과학과 신학의 관점에서 인간의 심리, 영성과 성소수자 등의 문제를 이해하는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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