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신뷰336 '확실성', 역사의 뒤안길 확실성이라는 신기루는 어디에서 출몰하였을까? 길에 있는 돌멩이 하나에도 그것의 기원이 있으니 확실성의 화석을 찾아 역사의 지층을 탐색해 보자.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신교와 구교의 싸움으로 시작된 30년 전쟁은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모든 것들을 의심하게 했기 때문에 '확실성'에 대해 목마르게 하였다. 확고한 진리가 없다는 것은 마치 반드시 지켜야 할 '선'이 없어지거나 '신'이 사라져버린 것과 같다. 마땅히 해야만 한다는 인간 내면에서 울리는 정언명령은 메아리 없는 목소리가 된다. 인간 세상은 만인이 만인을 향해 적이 되어 아비규환의 장이 되고 만다. 투쟁을 규압할 횃불이 있어야 한다. 리바이어던을 깨우는 신호다. 정치 철학자인 홉스는 자연상태에서 벌거벗은 시민의 평화를 위해 정치적인 통일체를 .. 2022. 12. 22. “북극에서 만나는 기후 위기” 강의 요약 제33회 과학과 신학의 대화 콜로퀴움 “북극에서 만나는 기후 위기” - 강의 요약 - 이번 과신대 콜로퀴움은 특별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코로나 19로 비대면으로만 진행해오다 다시 대면 강연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강사로는 ‘북극에서 만나는 기후 위기’라는 주제에 맞게 극지 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계시는 이유경 박사님을 모셨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으셨고 북극 이사회 이사이시면서 북극 모니터링 평가 프로그램 한국 대표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이유경 박사님은 연구도 열심히 하시면서 관련 분야를 알리기 위한 저술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계시는데요, 아래에 있는 책들이 바로 이유경 박사님이 출간한 저서들입니다. 이번 강연은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었는데요, 파트별로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해보았.. 2022. 11. 11. Just Do Something 『왜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를 바르게 받아야 하는가』를 읽고 많은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인도를 바라며 삶을 살아간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아는 방법에 관한 책들은 많다. 그중에서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이 책은 하나님의 인도하심 자체에 초점이 있는 게 아니라 “왜, 바르게”에 초점이 있기 때문이다. 책은 두껍지 않지만, 정말 필요한 내용만 쏙쏙 뽑아서 요약해 놓은 느낌이다. 케빈 드영은 책에서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인도를 받기 위해 잘못 사용하는 네 가지 예를 들고 있다. 그것은 바로 ‘열린 문, 양털 시험, 무작위 성경 구절 뽑기, 주관적 느낌 의존’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찔리지 않은 구석이 없다. 많은 교회에서는 관례처럼 새해가 되면 ‘말씀 뽑기’를 해서 ‘올해의 말씀’으로 간직한다. 하나님의 뜻.. 2022. 11. 11. 해밀턴의 포괄적합도 이론과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이 내용은 2022년 10월 12일에 있었던 2022 가을 카오스 강연(주제: 진화) 중 전중환 교수가 소개한 ‘유전자의 눈으로 본 진화-윌리엄 해밀턴의 포괄 적합도 이론’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프랜시스 콜린스의 『신의 언어』를 참고로 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리처드 도킨스가 종교를 해악으로 규정하고 무신론을 주장하기 위하여 쓴 책이 『만들어진 신』입니다. 그의 책의 이론적 근거는 그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이며, 그가 유전자 수준에서 진화를 주장하게 된 근거는 윌리엄 해밀턴의 ‘포괄적합도 이론’을 따른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기적 유전자의 근거가 된 해밀턴의 포괄적합도 이론을 살펴보고, 도킨스가 이 이론을 어떻게 그의 책 『이기적 유전자』에서 활용했는지, 그리고 그가 무신론 주장의 이론.. 2022. 11. 11.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를 읽고 2020년 초 시작되었던 코로나 19 사태는 이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단절을 주도하던 격리와 마스크로부터 점차 자유로워지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시대가 우리에게 물음을 던진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우리는 코로나 19 이전의 삶으로 결코 돌아갈 수 없으며, 코로나 19 이전의 인간과 동일하지 않다. 지구는 인간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간형을 요구한다. 다시 말해, 지구행성 생활자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컨셉이 필요하다. 프랑스의 과학기술사회학자로 알려진 브뤼노 라투르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자신의 대답을 "변신"으로 표명한다. 카프카의 『변신』에서 평범한 인간이었던 그레고르는 하루아침에 큰 벌레처럼 변한 .. 2022. 11. 9. 확실성이라는 신기루 퇴화해 버린 심해어류의 시력만큼이나 침침한 밤. 밖을 보여주던 유리창은 거울이 되어 바깥 대신 안에 있는 나를 비춘다. 거울이 된 유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나와 안에 있으면서 밖에 있는 나를 세어본다. 내 안에 내가 도대체 몇이나 있는지 모르겠어서, 많은 모습 중에 진짜인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어서 참으로 하염없는 미궁이다. 몇 해 전 제주도에 갔을 때, 거울의 방에서 수도 없이 반사되어 보이는 내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바라보고 있을수록 실재와 허상을 구별할 자신이 없어 난감하고 혼란스러웠다. 단정 지을 수 없는 모호하고 애매한 상황은 불안하다. 인간의 원형질은 감각(지각)을 함과 동시에 '무엇이다'로 규정짓는 것에 익숙하다. 먼먼 인류의 조상에게 혹독한 삶의 터전에서 생존은 곧 순간의 판단과 직결되는 .. 2022. 11. 9. 근데 과학을 배우면 어디에 좋아요?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2』를 읽고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2』는 1편과 마찬가지로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이 쓴 칼럼을 엮은 책이다. 전편과 차이점이 있다면 정치색이 조금 더 빠지고, 과학과 생활이 좀 더 밀접한 시선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책 말미에는 이정모 관장의 인터뷰가 있는데, 정치색을 빼려고 노력했다는 것은 그의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다. 내용은 총 5부로 구성되어있다. 1부는 ‘과학의 쓸모’, 2부는 ‘사랑이 이긴다’, 3부는 의심능력, 4부는 ‘동물의 도움’, 5부는 ‘함께 살 만한 곳’이다.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책의 내용은 과학이 우리 삶에 어떻게 쓸모가 있는지 살펴 본다. 그리고 결국 이곳을 함께 살아갈 만한 곳으로 만들어 가자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어떻게 보면 꽤 거창한 .. 2022. 10. 14.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에 대하여 이 내용은 2022년 9월 21일에 있었던 2022 가을 카오스 강연(주제: 진화) 중 장대익 교수의 ‘다윈과 진화론의 역사’ 강연을 기반으로 하여 작성한 것입니다. 1. 다윈 이전에 지구의 다양한 생명체의 존재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은 ‘존재의 대사슬(The Great Chain of Being)’이 대표한다. ‘존재의 대사슬’이란 만물이 가장 낮은 위치의 무생물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신에 이르기까지 계층적으로 조직되어 있다는 우주의 질서에 관한 개념이다. 2. 이를 다윈은 다음과 같이 그렸다. 다윈의 생명 나무tree of life라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종의 기원]에 있는 나오는 유일한 도식이다. 다윈은 나무가 가지 쳐서 분기하는 것처럼 생명은 진화한다고 했다. 생명의 역사는 새로운 종이 기존의.. 2022. 10. 14. 예술, 과학과 만나다 『예술, 과학과 만나다』를 읽고 예술과 과학은 일견 서로 무관한 분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예술과 과학은 역사를 통해 계속 상호작용해 오고 있었다. 근대까지는 두 분야가 분리되어 있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현대 사회에서는 필요에 의해 과학과 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더욱 거리가 가까워지는 경향이 보인다. 또한 예술과 과학은 본래 한 갈래였다는 의견도 있다. 그리스어 테크네(techne)는 '보편적 지식'과 '실천적 적용'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두 의미 중에서도 특히 보편적 지식과 그것을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했다. 즉 테크네는 오늘날의 예술의 의미보다는 과학에 더 가까웠다. 한편 순수한 진리 추구와도 구분되었다. 테크네의 목적은 이론 확립과 실천을 통해 속해 있는 공동체에 이득을 주는 것이기 .. 2022. 10. 14. 이전 1 2 3 4 5 6 ···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