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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뷰334

닮은 듯 다른 우리 『닮은 듯 다른 우리』를 읽고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고등학교 시절 읽은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책의 분량이 많고 복잡하여 책의 내용을 표면적으로만 받아들이고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었다. 원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셋째 아들 알료샤를 주인공으로 하여 2부로 완결되었을 예정이었으나, 도스토옙스키의 죽음으로 미완성으로 남은 것, 도스토옙스키는 러시아 정교 신자였다는 사실 등은 『 닮은 듯 다른 우리』를 읽으며 작품 외적인 정보로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유전자에서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유전 형질이 표현형으로 드러나는 생물학적 내용에 근거한 작품 해석을 통해 캐릭터에 관한 더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기회가 될 때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의 내용을 곱씹어 보면.. 2022. 7. 8.
숫자, 굶주린 욕망 숫자에는 이상한 마력이 있다. 숫자는 문어의 빨판을 갖고 있거나 욕망으로 펄펄 끓는 마그마임에 틀림이 없다. 그 숫자가 내 의식을 잡아당긴다. 매일 밤. 춤을 추는 마법에 걸린 이야기가 나오는 동화가 있었다. 빨간 구두를 신으면 춤을 추는데, 마법에 걸린 주인공은 아침이 올 때까지 밤새도록 춤을 멈출 수 없다. 걷기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문득 이 동화가 생각이 난다. 나는 춤 대신 걷기 마법에 걸린 것은 아닌지 살짝 두렵다. 정확히 말해 걸음 숫자의 기록을 보면 걷기를 멈출 수 없다. 한발 한발 걸을 때마다 숫자가 증가하는데, 이상하게 내가 걸을 수 있는 한계가 어디일까 궁금해지는 것이다. 과연 숫자를 어디까지 갱신할 수 있는지, 그랬을 때 나는 어떤 상태가 되는지 끝까지 가보고 싶은 충동이 걸음을 자꾸 .. 2022. 7. 8.
과신View vol.61 (2022.06) 위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과신뷰 60호 전체 글 목록을 보실 수 있습니다. 2022. 7. 6.
기후 위기 시대의 도전과 교회의 응답 일찍 끝날 것 같던 코로나 팬데믹 현상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모양을 바꾸며 결코 끝나지 않을 것처럼 이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가벼운 전염병처럼 여겨지던 이 증상은, 곧 한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로 번졌다. 사람들은 이것이 단순히 개개인의 면역력 저하로 생긴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또한, 이것은 한 가정이나 국가의 문제 차원이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이 현상의 근저에는 어떤 문제가 깔려있는가? 여러 가지 대답이 있지만, 가장 큰 줄기는 역시 ‘기후 변화’를 꼽을 수 있다. 기후 변화는 무엇 때문에 생기는가에 대한 대답을 전 세계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다. 그것은 ‘산업화에 기반을 둔 문명의 발전’이다. 이 책은 신학자, 과학자, 교수, 환경운동가 등 14.. 2022. 6. 10.
『만들어진 신』에 대한 비판적 감상문 ② 『만들어진 신』에 대한 비판적 감상문 ② 리처드 도킨스의『만들어진 신』을 읽고 도킨스 주장의 문제점 (이 부분을 이해하는 데 연세대 김균진 교수의 논문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그 타당성과 문제점 」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18. 도킨스는 과학적 실증주의의 입장에서 과학을 통하여 설명되고 검증할 수 있는 것만을 실재로 인정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망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입장은 종교에서 근본주의가 문제 되는 것처럼 과학에서 또 하나의 근본주의적 극단적 경향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데 이것을 과학주의라고 한다. 과학주의에서는 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원칙상 과학을 통해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 과학을 통해 해결될 수 없는 어떤 신비의 영역도 허용하면 안 된다는 입장인데 바로 이것이 과학적 무.. 2022. 6. 10.
우리의 생각을 조종하는 미생물 우리의 생각을 조종하는 미생물 『숙주인간』을 읽고 자유의지의 사전적 정의는 ‘〈법률〉성년자(成年者)로서 정신에 이상이나 장애가 없는 한, 선악에 대하여 자기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자유로운 정신 상태’ 이다. 자유의지를 모든 인간이 갖고 있다는 전제 위에 세워진 법률 체계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한다. 그런데 이 자유의지가 과연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신학, 철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유의지에 대한 각자의 주장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고, 지금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은 문제이다. 모든 것이 본래부터 정해져 있다고 믿는 결정론에서는 자유의지가 끼어들 자리가 없다. 우리가 어떤 선택과 행동을 하든지 미리 결정되어 있었다면 우리는.. 2022. 6. 9.
“인공지능과 기독교 윤리” 강의 요약 제32회 과신대 콜로퀴움 “인공지능과 기독교 윤리” - 강의 요약 - 제31회 과신대 콜로퀴움에서는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의 김동환 교수님을 강연자로 초청하여 ‘인공지능과 기독교 윤리’라는 주제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너무도 빨리 변화하는 첨단 과학기술의 행보가 자율주행차의 교통사고와 군사로봇의 생명 위협 등에 직면하게 하는 현실에 대해 네 가지 이슈와 연관된 질문을 가지고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성찰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 * 〈 주요 이슈 1. 자율주행차 〉 테슬라의 자율주행차가 교차로를 지나던 중 옆 차선에서 좌회전하는 대형 트럭과 충돌했습니다. 자율주행 센서가 트럭 흰색과 하늘빛을 구분하지 못해 차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속도를 줄이지 않은 것입니다. 트럭 운전자는 당시.. 2022. 6. 9.
초파리 전쟁과 이보디보 바나나와 참외와 블루베리를 먹을 때까지는 몰캉하게 달콤하고 아삭하고 좋았다. 오렌지는 즙이 줄줄 흐르는 걸 감안하면서 맛깔스럽게 베어 먹어야 맛있다. 제대로 맛이 들어서 단 냄새가 거실 가득하여 이대로 꿀벌이 되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잠깐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초파리들이 껍질 주변에서 마구 날아다니더니 내 얼굴과 입술 주변을 넘본다. 자연발생설이 맞았던 것인가? 분명 밀러의 S자관 실험에서 틀린 것으로 드러났는데 순식간에 이 초파리는 어디서 나타난 것이지? 방충망, 배수구 등에서 들어온다고 친절한 네이버가 정리해 놔서 끄덕거리기는 했다만 참 어이없다. 초파리의 존재는 생물학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생명체다. 저 생명체가 없었다면 돌연변이에 대한 지식과 유전학이 오늘날처럼 발전하기 어려웠을 것이며.. 2022. 6. 9.
과신View vol.60 (2022.05) 위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과신뷰 60호 전체 글 목록을 보실 수 있습니다. 2022.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