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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뷰353

생명의 의리 한낮에 나간 한강 변에는 그랑자트 섬의 오후가 연출되고 있었다. 캠핑 의자를 갖고 나와서 일행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있었고 연인과 나란히 앉아 책을 보는 세상없이 부럽고 예쁜 모습도 있었다. 돗자리를 펼쳐놓고 누워서 한잠 자는 사람, 수다하는 사람, 사발면 먹는 사람, 도시락 까먹는 사람, 음악 들으면서 발장단 맞추는 사람 등 산책하는 내 시선 속으로 여러 인상이 스쳐 갔다. 저 어느 햇볕 아래에서는 제주도에서 일어난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이곳에는 연을 날리며 마구 달리는 아이들이 있었고, 저기 어느 누군가 뭉클뭉클하게 되살아나는 어떤 절규가 있을 때, 이곳 누군가는 그냥 무심하고 태연하게 강을 응시하고 있었다. 우린 내가 속한 곳과 내 시선이 닿는 곳까지가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 2022. 5. 9.
기술은 우리의 생활과 직업을 어떻게 바꿀까? 기술은 우리의 생활과 직업을 어떻게 바꿀까? 리차드 반 호에이동크의 『미리 가본 내일의 도시』를 읽고 저자는 네덜란드의 미래학자로, 신기술이 우리의 삶과 일에 끼치는 영향을 주제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책 날개 中). 이 책은 미래를 헬스케어, 주거, 교통, 일, 교육, 에너지, 안전, 웰빙의 총 8개 part로 나누어 예측하고 있다. 삶의 전 분야에 걸쳐 신기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줄지 안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이 책 소개에서 밝혔듯, 이 책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으나 이미 세상에 골고루 퍼져 있는 미래도 담겨있다. 일례로 흔히 ‘미래 주택’을 상상하면 떠오르는 수중도시나 지하도시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 수중도시는 몰디브와 피지 섬 근처에 있으며, 지하도시는 캐나다의.. 2022. 4. 11.
핵 평화의 시대 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달이 넘었다. 애초 우크라이나보다 전력상 절대 우위에 있는 러시아가 수일 내로 우크라이나를 함락하고 전쟁을 끝낼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전문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반격으로 전쟁 개시 1달이 지난 지금까지 전쟁은 교착 상태이며 오히려 러시아가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전쟁을 끝낼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 러시아는 종전 협상을 하는 한편 전세가 불리해지면 전술 핵무기의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2. 만일 실제로 핵무기가 사용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제2차 세계 대전에서는 블록버스터(block buster)라고 불리는 초대형 고성능 폭탄들이 위력을 발휘했다. TNT 폭약 20톤으로 만들어진 이 초대형 고성능 폭탄은.. 2022. 4. 11.
빈, 그것은 아낭케 Ananke 빈, 그것은 아낭케 Ananke 감각인 Homo sensibilis - 빈손의 소리를 들었다 빈 손을 내밀었다 허공에. 비어있는 손바닥 위에 햇살이 머문다. 따뜻하고 투명한 질감은 뽀송하다. 뒤집은 손등 위에서 혈관들을 비집고 싹이 나올지도 모르겠어서 그대로 숨죽인다. 해를 쫓는 향일성인 나는 또 어쩔 수 없이 햇살을 손에 쥐었다 펼쳤다 하면서 사유의 길로 빠진다. 악수를 한 적이 있었다. 서로 만져야 사는 부류인 인간은 '나는 만진다. 고로 존재한다.'는 콩다악의 명제에 긍정했던 시대에. 그러니까 손이 닿는 것을 머뭇거려 하는 시대에 살기 이전에. 그 시대를 살았던 감각인은 촉각이 모든 감각의 완성이라고 여겨서 만지는 것이 곧 아는 것이었고 그것은 곧 명명 불가능한 유적인 진리였다. 태어나고 사라지고 .. 2022. 4. 11.
인류의 기원 인류의 기원 이상희, 윤신영의 『인류의 기원』을 읽고 인류의 시작은 언제일까? 최초의 인류를 우린 알 수 있을까?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현재의 인류로 진화해 왔다면 지금 이곳에 있는 우리가 진화의 마지막 모습일까? 진화는 계속되고 있을까? 빅히스토리는 늘 궁금증을 부른다. 진화의 의미를 ‘이전보다 더 좋아지는 것, 나아지는 것’이라는 뜻으로 오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과학이 가치 중립성을 갖듯이 ‘진화’라는 개념에는 어떠한 가치나 방향성이 없다. 자연선택에서 당장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유리한 형질이 선택되는 것인데, 그 형질이 절대적으로 생존에 유리하다는 보장은 없다. 우성과 열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우성 형질이 곧 우등한 형질이 아니며 열성 형질이 곧 열등한 형질이 아니다. 여기에는 영어 domin.. 2022. 4. 8.
“이중 소명, 대안적 소명 인식” 강의 요약 제31회 과신대 콜로퀴움 “이중 소명, 대안적 소명 인식” - 강의 요약 - 제31회 과신대 콜로퀴움에서는 고려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대학의 송수진 교수님을 모시고 “이중 소명, 대안적 소명 인식”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세계 최저 출생률, OECD 최고 여성 경력 단절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을 생각해보고 대안 문화로 현실을 바꿔가기 위해 크리스천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를 고민해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 * 송수진 교수는 아이 셋을 키우는 직장맘입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 강의주제에 관해서 자연스레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대안적 소명인식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함께 돌보고 함께 일하기 위한 제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송수진 교수의 직장인 고려.. 2022. 4. 8.
과신View vol.58 (2022.03) 위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과신뷰 58호 전체 글 목록을 보실 수 있습니다. 2022. 3. 31.
[신간 소개]『과학과 신학의 대화 Q&A』 ​: 창조와 진화, 인간의 기원에 관해 가장 궁금한 38가지 질문 ​ * 도서 발간으로 인해 그동안 연재되었던 [바이오로고스 Common Questions]를 일부공개로 전환합니다. 책에서 과학과 신학 사이의 더 많은 질문과 이야기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바이오로고스, 우종학 ​ ​ 김영웅 옮김, 과학과 신학의 대화 엮음​ 무선 308쪽 / 16,000원 ​ ​ ​ 과학을 품은 신앙이 무엇인지 보여 주는 책! ​ ​ 과학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더 깊이 배우는 동시에​ 신학적으로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가능할까? ​ 38개의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아간다!​ ​ “진화를 포함하여 존재하는 모든 것의 존재와 행위, 시작과 과정은 선하시고 지혜로우신 하나님의 계획과 창조, 섭리와 통치에 기원을 두고 있다. 창조와 진화, 성경과 과학을, 이것.. 2022. 3. 15.
관성과 위반의 위험 - '오이디푸스 - 되기' 사유는 언어 안에서 이루어진다. 언어는 사유의 매개자다. 그렇다면 이것을 좀 더 밀어붙여서 언어는 사유의 집이므로 사유하는 자는 곧 언어 안에서 태어나며 인간이 사유함으로써 존재하는 한, 사유가 곧 존재이며 사유가 행동을 낳는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는 푸코의 사유를 따라가 본 것이다. 나는 오늘 아리아드네의 붉은 실을 잡고 미노타우로스가 사는 미로궁 속으로 들어간 테세우스다. 미노타우로스는 내게 관성과 위반이며 붉은 실은 물리학과 진화 발생학이며 이것으로 들여다본 사물의 본성이다. 미로궁 아비린토스 속으로 들어가 보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이 정지해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갈릴레이는 일정한 빠르기로 물체가 운동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했다. 둘은 모두 사물의 운동 상태에 관해 언급하고 있.. 2022.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