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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뷰/기자단 칼럼

기술은 우리의 생활과 직업을 어떻게 바꿀까?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2. 4. 11.

기술은 우리의 생활과 직업을 어떻게 바꿀까?

리차드 반 호에이동크『미리 가본 내일의 도시』를 읽고

『미리 가본 내일의 도시』 / 리차드 반 호에이동크 지음 / 최진영 옮김 / 세종 펴냄 / 360쪽 / 1만 8000원


  저자는 네덜란드의 미래학자로, 신기술이 우리의 삶과 일에 끼치는 영향을 주제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책 날개 中). 이 책은 미래를 헬스케어, 주거, 교통, 일, 교육, 에너지, 안전, 웰빙의 총 8개 part로 나누어 예측하고 있다. 삶의 전 분야에 걸쳐 신기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줄지 안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이 책 소개에서 밝혔듯, 이 책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으나 이미 세상에 골고루 퍼져 있는 미래도 담겨있다. 일례로 흔히 ‘미래 주택’을 상상하면 떠오르는 수중도시나 지하도시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 수중도시는 몰디브와 피지 섬 근처에 있으며, 지하도시는 캐나다의 몬트리올에 이미 1960년대부터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미래에 다른 행성에서 지구인이 살게 될 것이라는 데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한다.

 또한 세계적인 건축가 스테파노 보에리는 이미 밀라노와 중국에 수직숲이라고 불리는 빌딩을 건축한 바 있다. 이 책이 집필된 시기는 2019년이기 때문에 ‘중국에 건축될’이라고 표현했는데, 2022년 현재 얼마큼 진행되었나 찾아보았더니, 이미 완공된 상태였다. 사진으로 본 수직 숲의 거주지는,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를 떠올리게 했다. 물론 라퓨타처럼 하늘에 떠 있는 건 아니었지만, 빌딩 전체가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거주자는 마치 숲에서 사는 것처럼 느낀다고 하였다. 실제로 굉장히 높은 상공에서 새가 살 수 있을 정도로 친환경적인 건물인 것이다. 이렇게 미래 기술은 편의성뿐만 아니라 환경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이미 도래한 미래에 관해 확인을 하며 깜짝깜짝 놀랐다. ‘피부암 진단 앱’이 있다는 부분을 읽으며, 진짜로 앱을 검색해보니 이미 많은 앱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책 집필 당시에는 최초의 전기 자율 선박 야라 버클랜드가 ‘준비 중’이라고 했는데, 야라 버클랜드호는 2021년 11월 19일에 오슬로에서 출항하여, 그 당시 떠들썩한 뉴스가 되었다. 이러한 사실들을 확인하고 보니, 나만 혼자 과학에서 동떨어져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미래기술’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던 것이었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두루 언급하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로봇’이다. 로봇은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우리의 삶을 좀 더 안락하게 해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봇 때문에 많은 일자리가 없어지게 되겠지만, 또한 로봇 때문에 많은 일자리가 탄생할 거라고도 예고하고 있다. 공상과학영화에서처럼 인공지능이 너무 발전해서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을 거라고도 말한다. 저자는 대체로 신기술이 우리 삶을 바꾸어놓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기술을 이야기할 때 윤리나 도덕적인 부분도 반드시 함께 이야기되어야 할 것이다.

  책 내용 중에 ‘냉동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미래에는 기술이 발달하여, 누구나 원하면 3분간 급속 냉동되었다가 해동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3분간의 죽음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것을 하는 이유는, 짧은 냉동과 해동 과정을 거치며 신체가 더욱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만약에 이런 기술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한번 해볼 만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인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의 반응은 굉장히 부정적이었다. 억만금을 준대도 죽었다 살아나는 경험은 하고 싶지 않다는 사람도 있었고, 냉동과 해동을 하는 일이 마치 프랑켄슈타인이라도 만드는 것과 같은 일인 것처럼 반응하는 사람도 있었다.

  신기술은 분명히 우리의 삶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켜 줄 것이다. 그러나 ‘기술’에만 천착하여 모든 일이 진행된다면, 반드시 소외되는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현재는 과거의 미래이다. 현재는 과거보다 많은 기술이 발달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과거보다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만은 없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불평등과 소외를 겪고 있는 사람은 존재한다. 그리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소외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편만한 지식’이 필요하다. 과학의 발달이 좀 더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질 필요가 있다. 그 일은 먼저 알고 있던 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글 | 이혜련 편집위원(1221hannah@hanmail.net)

아들 둘, 딸 둘과 하루하루 인생을 고민하는 평범한 주부. 하나님과 삶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다가 과신대를 만나 초보 기자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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