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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북클럽 이야기

즐겁게 읽은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19. 5. 1.

[과신대 북클럽 이야기 | 수원 남부 북클럽]

 

 

글 | 김남수

 

* 다음 모임은 6월 8일(토)에 이정모 관장님의 2019년 신간 "과학책은 처음입니다만"과 함께 합니다.

 

 

문과 출신이다. 흔히 세인들이 말하는 “문돌이”


회사에서도 글 쓰는 업무에 투입하는 시간이 많다. 비록 작성하는 글의 대부분이 최대한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감사 보고서'이기 때문에 인간미가 없다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보고서를 못 쓴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는 편이다.

 

굳이 얼굴에 금칠을 하는 듯한 말을 하는 까닭은, 우종학 교수님과 이정모 관장님처럼 이과 출신이면서 멋진 글을 쓰는 분들 때문이다. 문돌이들이 설 땅이 어디인지... 가뜩이나 AI, 빅데이터 등의 신기술로 인해 전통적인 문과 영역이 위협받고 있는 마 당에... 위기다^^

 

이정모 관장님의 책은 술술 읽히는데, 그 속에 뭔가가 있다. 통찰력과 인간에 대한 애정, 사회를 바라보는 안타까움... 과학은 이정모 관장님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소재일 뿐. 그래서인지 쉽다. 과학은 어렵지만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책. 그것이 이 책을 마주한 첫 생각이다.

 

 

두 번째로는 “기-승-전-정치”로 전개되는 에피소드가 많다는 것이다. 다소 정파적으로 느껴질 만큼 이정모 관장님은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한다. 아마도 이 책의 에피소드는 대부분 2016년 즈음에 쓰신 듯하다. 유독 그때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촛불, 광화문, 헌법재판소, 각종 주사, 국정교과서, 민주주의, 봄.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당시 추억들이 생각나서 좋았다. 친구들과 광화문에 갔던 일, 아들과 함께 아스팔트 위에 앉았던 기억. 처음 보는 분이 나누어준 초에 촛불을 이어 붙이면서 느꼈던 감정. 그리고 정교분리를 주장하며 교회에서 정치 이야기를 하면 안 되다고 주장하는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 세상을 향한 사랑으로 충만해야 할 교회에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말라니... 도대체 정치와 연결되지 않은 일상사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스스로를 격리하고 고립시키는 교회가 씁쓸.

 

마지막으로는, 본인의 견해를 분명하고 단호하게 주장하는 것에 대한 감탄과 부러움이다. 올림픽 응원을 통해 국가주의를 비판하고, 처참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는 동물과 관련된 분노, 환경 보호에 대한 명확한 입장. 특히 육식을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물고기가 통증을 느낀다는 것, 민주적인 투표를 할 정도로 지능이 있다는 내용은 새로운 과제를 받은 느낌. 물고기도 먹지 말아야 하는가 고민을 하게 될 듯하다.

 

이처럼 이정모 관장님은 과학을 소재로 다양한 분야에 명확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런 모습이 예수쟁이들의 본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좋은게 좋다고 넘어가면서 상대방이 듣기 좋을 말만 하는 교회 문화를 예수님이 어찌 생각하실지. 예수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두렵고 떨림이 있는 가운데 사랑과 용기가 필요하다.

 

* 생각을 듣고 싶은 주제가 많네요.. 교회는 AI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교회와 동성애. 생활인(또는 감사담당자)으로서 어떻게 예수쟁이로 살아가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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