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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대 이야기/과신대 사람들

이혜련 회원님을 소개합니다.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0. 2. 5.

 

1. 과신대 회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어떻게 과신대를 알게 됐는지도 소개해주세요.

 

1976년 겨울에 태어나, 26세에 결혼을 했고, 네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는, 한국의 진짜 평범한 아줌마입니다. 최대관심사가 육아, 요리, 살림이었지요. 취미는 소설책 읽기였고요. 과신대는 남편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근본주의, 문자주의, 세대주의 가치관을 갖고 있는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엄청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건 아니지 않나?’라는 고민을 하던 중, 남편이 친구를 통해 과신대를 먼저 알게 되었지요. 저는 처음에 남편이 무슨 이단 종교에 빠진 줄 알고 엄청 걱정을 했답니다. 그런데 저희 부부는 과신대를 알게 된 최근 3년간이 삶에서 가장 많은 기도와 묵상, 성경공부를 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2. 과신대 행사에 자주 참여해주시고, 저희 과신대를 위한 좋은 의견도 많이 제시해 주셨는데요. 평소 말씀하신 것처럼 평범한 주부의 입장에서 저희 과신대 행사나 강의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처음에는 과신대 정회원이 되는 것이 굉장히 망설여졌어요. 과신대는 아주 똑똑하고(특히 과학과 신학 분야에) 진지한 사람들만 모여 있는 단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같은 (과학, 신학에 대해 무지하고, 평범한) 사람이 정회원이 되어도 되는 걸까?’라는 고민을 아주 오래 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정회원비를 대신 내준다는 말에 솔깃해서 일단 가입을 했지요.^^ 정회원이 되고 나니까, 왠지 정회원으로서 기초강의 정도는 들어야 될 것 같고, 권장도서 정도는 읽어야 될 것 같은 의무감이 팍팍 들었어요.

 

<기초강의1>을 들었던 날, 마음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질의응답시간에, 어떤 분이 "외계인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했는데, "그럴 수도 있다"고 대답을 하셨어요. 짧게 요약했지만, 중요한 건, 제가 신앙생활 하면서 품어왔던 많은 질문들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는 거에요. 하나님이 ‘괜찮아, 그동안 힘들었지?’하고 안아주시는 느낌이 들었어요.

계속 기억에 남는 건, 별빛이 우리 눈에 들어오는 ‘시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거에요. 젊은지구론이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어떻게 반박해야할지 몰랐는데, 그거 하나만으로도 문제제기를 할 수 있잖아요.

 

저희 가정이 계속 친하게 지내던 젊은 부부 가정이 있는데, 같은 교단이었거든요. 지금은 선교사로 해외에 있고요. 그 가정에게 <창조론 연대기>를 빌려주었어요. 그것만으로도 고민에 빠지더라고요. 제가 전문적인 과학지식을 전달할 수는 없지만,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점이 커다란 발전이라고 생각해요.

 

또, 여러 강의를 들으면서 그동안 품어왔던 질문들이 하나하나 풀려가는 게 재미있고 좋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과 열린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어요. 기존의 신앙생활에는 ‘정답’이라는 게 있었고, 그걸 추구하지 않으면 신령하지 못한 사람이 되는 거였잖아요. 그 기준에 맞추느라 힘들었던 저희 가정이,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말씀을 진짜로 체험하게 되었어요.

 

 

3. 과신대 콜로퀴움 중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강의라든가 내용이 있었다면 소개해주세요.

 

가장 최근에 들었던 강의가 백소영 교수님의 ‘신앙의 경줄과 위줄 찾기 :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에요. 평소에 과신대 강의가 많이 어려워서 거의 1부 시간에는 졸지 않으려고 애쓰고, 2부 시간에만 또랑또랑한 정신으로 들었거든요. 그런데 페미니즘 강의 시간에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완전히 빠져들어서 강의를 들었어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쉽더라고요. 신앙의 경줄과 위줄이 뭘까 궁금했는데, 평소에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고민하던 저에게 필요한 답이더라고요. 변하지 않는 진리와, 변화하는 시대에 따라 읽어야 하는 성경해석방법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셔서 좋았어요.

 

솔직히 평소에 과신대가 남초전문가커뮤니티라는 생각이 들어서 불편한 마음도 있었거든요. 콜로퀴움에 참석할 때마다 ‘저 남자분이 여기서 강의를 듣고 있을 때, 아내분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아마 집에서 아이를 보고 있겠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아무도 그런 것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콜로퀴움에 페미니즘 강의가 생겨서 무척 신기했고 놀라웠어요.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백소영 교수님이 일 년에 두 번 정도는 콜로퀴움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4. 과신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세요. 앞으로 과신대가 한국교회의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요?

 

과신대 자체에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이미 여러 모양으로 고민을 하고 계시니까요. 한 가지 예로, 제가 처음 콜로퀴음에 참석했을 때는 유튜브 방송이 없었는데, 지금은 집에서 방송으로 콜로퀴움을 볼 수 있잖아요. 여러 모양으로 헌신하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한국교회의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호기심을 유발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지금 과신대의 형태는, 기존에 많은 질문과 괴로움을 안고 있던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단비와도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기존 신앙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여기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이단 단체로 여겨질 수도 있거든요. 그들이 건전한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컨텐츠가 있다면 어떨까요. 어떻게 보면 유치하다고 여길 수도 있는 컨텐츠가 오히려 좋은 컨텐츠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5. 마지막으로 과신대 자랑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지난 8월에 남편이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무서운 얘기지만, 저희 가족도 따라가고 싶었더랬지요. 과신대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어요. 저는 평소에 SNS에 대해 그리 좋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지금도 크게 다르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과신대를 알게 된 것도, 과신대 활동을 하게 된 것도 모두 SNS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리고 과신대를 통해 사랑을 받고, 오늘도 삶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과신대는 SNS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활용하는 아주 좋은 예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컴퓨터 화면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식이 삶으로 변환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고, 말씀처럼, 말과 혀로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체험했어요. 과신대였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과 신학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그것을 삶으로 풀어내고자 함께 생각하며 동행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과신대라고 생각해요. 그런 분들이 있기에 앞으로 저와 같은 평범한 가정주부도, 아이들과 청소년들도, 과신대에서 많이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기대가 됩니다. 얼핏 보면 창조과학 반대 단체쯤으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복음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이 모인 곳, 그곳이 바로 과신대라고 자랑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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