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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대 이야기/과신대 사람들

신도중앙교회 정삼희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19. 11. 15.

 

이번 과신대 정회원 인터뷰에서는 과신대 자문위원이자 신도중앙교회를 맡아서 목회하시는 정삼희 목사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선교적 교회론에 대한 이야기부터 교회를 위한 과신대 사역 아이디어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일시: 2019. 11.6

장소: 신도중앙교회

 

 

Q: 과신대 회원에게 목사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제 이름은 정삼희입니다. 은평 뉴타운에 있는 신도중앙교회에 담임 목사로 부임한 지 6개월 됐습니다. 여기 오기 전에는 분당 만나교회에서 부담임 목사로 사역했었습니다. 본래 저는 수의학과 출신입니다. 수의학과 4학년 때,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아서 감리교신학대학원에 들어갔습니다. 미국에서 유학할 기회도 있었고요. 제 관심 분야는 기독교 영성훈련입니다. 소위 '관상기도'라고 하는 영성훈련으로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교회 사역을 하면서는 주로 청년 사역을 많이 했습니다. 아주 최근까지 교구 사역보다는 청년 사역을 주로 했습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주로 했던 사역은 또 선교 사역이었습니다. 주로 해외선교 중심으로 사역을 했고, 그러다가 선교적 교회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과학을 전공했는데 그동안 창조과학을 통해 자료를 접하다가 청년들에게 강의를 해왔습니다.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가르치는 진화론이 전부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선택했던 거죠. 그런데 늘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죠. 하지만 현장 목회자이니 혼자서 자료를 찾아보는 것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게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기회가 주어지면 창조과학에서 제시하는 몇 가지 모델을 가지고 교회에서 가르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학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잘 듣기는 했습니다. 그렇게 해오다가 우종학 교수님의 '무크따'를 읽고 나서, '아, 이거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정도의 이야기라면 현장 목회자가 사용할 수 있겠다 싶었죠. 이 책에 근거해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겠다 싶었죠. 

 

그래서 우종학 교수님께 페이스북으로 연락을 드렸습니다. 누군가가 이런 일을 해 주길 원했는데, 먼저 이런 작업을 해주셔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크리스천 과학자가 용기 있게 창조과학이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 주니깐 너무 좋았죠. 그렇게 페이스북 메시지 하나로 지금까지 관계가 이어져왔습니다. 그렇게 과신대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함께 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우종학 교수님께서 목회자들도 과신대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면 교회들에게 도움이 될테니 함께 해 달라고 부탁하셔서 이렇게 자문위원으로 섬길수 있게 됐습니다. 

 

 

Q: 과신대가 앞으로 교회를 위한 사역, 교회와 함께 하는 사역을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A: 과신대가 좋은 파트너를 만나면 좋겠습니다. 전략적으로 다양한 교회와 접촉을 하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제가 만나교회에서 사역을 할 때, 인터서브라는 단체와 만나교회 선교부가 Life as Mission School이라는 커리큘럼을 하나 개발했어요.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하나님의 백성의 선교>라는 책을 가지고 선교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죠. 8주 간 강의와 토론을 통해 교회 성도들에게 교육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성경을 기반으로 선교적 해석학을 가르치는 교육입니다. 만나교회에서 파일럿으로 해봤는데 선교에 관심이 있는 장로들에게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지금은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 선교단체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과신대에서도 교회를 위해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합니다. 목회자들이 자신들의 교회에 가서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죠. 예를 들면, 우종학 교수님의 강의 영상과 교재를 가지고 교회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요즘은 다양한 콘텐츠와 자료들이 있으니 지역 교회에서 이런 자료를 활용해서 교육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충분히 가능할 거 같습니다. 

 

 

Q: 저는 과신대의 훌륭한 콘텐츠들이 교회 속으로 들어가려면 결국 성경을 바르게 읽고 이해하는 작업과 함께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예를 들면,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를 해석하는 방법을 가르치면서 과학의 내용을 함께 이야기하는 거죠.

 

A: 네, 맞습니다. 교회에서는 과학 이야기보다는 성경해석 이야기를 해야 더 좋습니다. 창조과학적 성경해석에 대한 대안이 필요합니다. 교회에서 우종학 교수님을 매 번 모실 수 없으니 대안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야겠죠. 과신대에 와서 배우려는 분들은 충분히 열정이 있는 분들이니 이분들에게 교회에서 워크숍을 이끌 수 있도록 지도해주면 어떨까 합니다.

 

청소년들을 위한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것도 좋습니다. 교회마다 교회학교 자료에 관심이 많으니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창조과학 특강에 관심이 많은 건 PPT나 동영상 때문입니다. 학생들에게 창조과학의 진정성이나 팩트 체크는 별 관심이 없고,  '공룡 이빨에서 뭐가 나왔는데, 그걸 분석하니깐, 이런 거더라' 이런 자료화면이 나오면 다 그냥 믿어버리는 거죠. 그렇다면 과신대에서는 어떤 미디어와 어떤 설득력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접근할 거냐가 중요합니다. 사실 아이디어만 나오면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닐 수 있습니다. 뭔가 있어 보이게 연결만 잘해주면 됩니다.^^

 

페이스북만이 아니라 목회자들이 많이 보는 언론에도 과신대의 소식을 전하면 좋습니다. 다양한 시도를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일잘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교단 언론지도 있고 인터넷 신문사도 있으니 목사님을 통해 소식을 알리는 것도 좋습니다. 의외로 사람들이 과신대를 잘 모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잘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과신대는 제 속도로 잘 성장했습니다. 이제는 한 단계 더 점프를 하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말씀드립니다. 목회자 자문위원들은 교회의 공감대를 얻고 일반 성도들에게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일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과학 정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성도들에게 과학 기사가 종교란에 나오는 것은 보지 말라고 말합니다. 영역을 잘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기 위해서죠. 목회자들을 위한 기초 과학 이야기도 좋고요. 

 

 

Q: 처음 드렸어야 할 질문인데 이제야 드리네요. 목사님의 목회 철학이라든가 목회의 방향성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A: 저희 교회 표어가 "일상에서 예수 따라 사는 사람들, 마을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입니다. 저는 개인으로서의 교회와 공동체로서의 교회가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표어에서 말한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삶을 모두 강조하기 위해서 이렇게 잡았습니다. 저는 교인들에게 이렇게 말해요. "일상에서,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의 이상을 가지고 살자." 저희 교회는 빚이 많이 있는데, 그럼에도 지역에 있는 어린이 센터에 선교 헌금을 시작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봤어요. '이 교회가 사라질 때, 동네에서 누가 아쉬워할까?' 아쉬워하는 사람이 없으면 우리는 제대로 된 교회가 아니라고 했어요. 그런 점에서 공공신학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교인들에게 제가 진보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최대한 성경 본문을 통해 풀어내려고 해요. 그러면서 저는 아주 오래된 콘셉트이지만, '신학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국교회의 개혁은 신학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봅니다. 특히 교회론과 구원론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교회 개혁은 윤리적 개혁이 아니라고 봐요. 중세 교회의 면죄부가 그렇게 타락의 상징이라고 말하는데, 면죄부는 윤리적인 타락이 아닙니다. 면죄부를 지지하는 신학 구조가 있었던 거죠. 연옥이라는 시스템이 있었고, 행동중심의 구원론이 있었던 거죠. 그러니까 한국교회를 자꾸 목회자와 공동체의 타락이라는 관점으로 보고, 윤리적 갱신에만 초점을 맞추면 이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왜 우리는 그런 구조를 갖게 되었는지를 봐야죠. 신학의 쇄신이 없이는 윤리적 쇄신이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어떤 분은 제가 할머니, 할아버지들 앞에서 너무 어려운 설교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목회자의 양심을 걸고 정말 성경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에도 계속 성경은 영혼뿐 아니라 몸의 부활을 말하고 있다고 설교합니다. 목회를 해보니깐 이런 이야기는 한 3년은 반복해야 성도들이 이해하더라고요. 이제 목회자는 정직하게 성경을 읽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해야죠. 그래서 교인들이 정말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시대적 눈으로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회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시절에는 '내가 한국교회를 개혁해야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이제는 내가 속한 한 교회를 잘 목회하면 그게 한국교회를 개혁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와 같이 작은 교회들이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하고 그런 경험을 함께 나누면 그것이 교회 개혁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세요. 요즘 젊은 세대가 교회를 많이 빠져나간다고 하는데, 교회가 어떻게 준비하고 대비하면 좋을까요? 

 

저희 교회에 찬양 인도를 하는 집사님이 계세요. 그분에게 이런 얘기를 했어요. "여기에 계신 분들에게만 초점을 맞춰서 찬양을 선곡하지 말고, 앞으로 여기에 올 분들을 상상하면서 선곡을 해주세요." 저도 힘들기는 하지만, 여기에 계신 분들에게만 설교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이 자리에 와서 앉아야 할 사람들을 위해 설교를 해야 실제로 그런 분들이 오지 않을까요? 저는 이런 감각이 선교적 감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욕도 많이 먹어요.^^  

 

저희 교회는 빚이 많아요. 그런데 또 요즘 젊은이들은 헌금을 잘 안 하려고 합니다. 저도 고민이 많고 겁이 나죠. 그런데 나중에 제가 저를 돌아봤을 때, 어떤 것 때문에 후회를 할까, 생각해 봤어요. 제가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목회를 하다가 실패를 했을 때, 그럴 때 오히려 후회가 적겠죠? 타협하느라 제가 하고자 하는 사명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저는 소명대로도 못 살고, 교회는 교회대로 망가질 거라고 봐요. 소명대로 살아야 나중에 망하더라도 교인들도 자신의 소명대로 살지 않을까요? 

 

저는 후회 안 하며 목회 하고 싶어요. 실패하더라도 소신껏 목회하고 싶어요. 물론 지혜롭게 목회합니다. 점심 이후에는 교회 원로들과 늘 같이 차를 마십니다. 다 아버지 어머니 같은 분들이니깐요. 하지만 방향은 분명하게 고수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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