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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뷰/과신책

우종학 교수의 『블랙홀 강의』를 읽고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0. 4. 28.

블랙홀 시뮬레이션 사진

 

우종학 교수의 블랙홀 강의를 읽고

 

 

우종학 교수님의 책 블랙홀 강의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 첫 문장: 우주가 끝없이 우리를 부릅니다.
  • 지막 문장: 알마는 외계행성 연구와 블랙홀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견을 거듭해가고 있습니다.

 

아마 교수님의 마음이 계속 우주를 향해 날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저는 창세기 원 역사 논쟁이나 복잡다단한 현재의 삶에 골치 아플 때, 나사에서 찍은 우주 사진들을 바라보면 머리가 시원해지는 경험을 자주 합니다. 이 책은 지식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함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 이성의 끝없는 도전과 발전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습니다. 신앙인의 눈으로 봤을 때, 우주를 창조하신 분과 우리에게 이성을 주신 분이 같으므로, 우리 앞에 펼쳐진 우주는 하나님의 성품과 예술성에 관해 우리가 배우고 향유할 수 있는 엄청 큰 책인 것 같습니다. 물론 우주에 관해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과학적 사실들이 시사하고 있는 영적인 의미들은 더 엄청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별의 죽음에 한 편의 서사시를 기록하여 블랙홀의 일생을 체계화시킨 인도의 위대한 천체물리학자 찬드라세카르의 말에 따르면, 블랙홀은 우주에 존재하는 대상 중 가장 완벽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블랙홀은 “물리법칙을 무너뜨리는 괴물”이라서, 심지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에딩턴조차도 블랙홀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요컨대 블랙홀은 인간의 현재 과학지식을 넘어선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블랙홀을 생각하면 두려움도 생기지만, 수많은 상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영어학 전공자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블랙홀에 대한 과학적 팩트보다는 블랙홀이 일으키는 상상력에 매료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우주와 상상력에 대해 정리한 구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주와 상상력:

 

  1.  32쪽 우주는 우리의 상상보다 더 신기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신기하다(J.B.S. 홀데인)
  2. 38쪽 인류가 위대해지는 순간은 바로 인간의 한계가 드러나는 지적 지평선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이 발휘될 때입니다. 그 상상력을 가지고 미지의 세계로 뛰어들어 끊임없이 도전하는 과정이 바로 인간의 위대함을 드러냅니다. 인간이 가진 능력 중에서 상상력만큼 뛰어난 것도 없습니다. 상상력은 지식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3. 39쪽 이 광대한 우주는 어디서 기원했으며, 지구라는 작은 행성에 사는 나는 과연 누구인가 하는 근원적 질문 아래, 수많은 작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이어집니다. 이미 답을 아는 수수께끼는 절대로 흥미롭지 않습니다.
  4. 41쪽 과학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수록 미지의 세계는 점점 더 넓어집니다.
  5. 89쪽 우리는 비록 3차원 공간에 살고 있지만 4차원 공간이 존재한다고 상상할 수도 있습니다.
  6. 101쪽 우주는 블랙홀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지만 오히려 인간의 지성 세계가 블랙홀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지만 오히려 인간의 지성세계가 블랙홀이 살아남기 힘든 곳이었는지도 모릅니다.

  7. 123쪽 물론 우리가 모르는 어떤 새로운 종류의 생명체가 블랙홀 안에 존재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탐구되지 않은 영역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는 것이니까요

  8. 136쪽 우주여행은 상상만 해도 꿈만 같습니다. 신비로운 블랙홀이 우주여행에 이용된다면 기가 막히게 신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우주는 블랙홀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지만 오히려 인간의 지성세계가 블랙홀이 살아남기 힘든 곳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천체관찰에 대해 관심이 많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실제로 가족들 데리고 천문대를 방문하여 실제로 안드로메다 은하도 관찰하였습니다. 전문가의 눈으로 블랙홀과 천체물리학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한 이 책은 눈으로 직접 은하들, 별자리들, 성운들을 보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블랙홀을 직접 관찰하지는 못했지만, 이 책의 주인공인 블랙홀에 대한 묘사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블랙홀에 대한 묘사

 

  1. 30쪽 무한한 영감의 세계인 우주에서 그 무엇보다도 더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지성의 한계까지 우리를 내모는 대상은 바로 블랙홀입니다. ...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무한이라는 세계를 새롭게 펼쳐줌... 너무나 기괴한 존재... 블랙홀 같은 괴물은 우주에 존재할 수 없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2. 31쪽 우주 역사를 이끌어온 주인공
  3. 33쪽 다크 원더러: 별들 사이 공간을 떠돌아다니는 블랙홀, 빛을 내지 않는 블랙홀
  4. 35쪽 우주여행에서 맞닥뜨린 블랙홀처럼 인생에서도 종종 다양한 블랙홀들과 마주치게 됩니다.
  5. 42블랙홀은 우주에 존재하는 대상 중 가장 완벽하다(찬드라세카르)
  6. 43쪽 블랙홀은 가장 인기 있는 후보
  7. 48쪽 블랙홀은 거의 무한밀도를 갖는 시공간의 작은 영역 혹은 질량체라고 하겠습니다.
  8. 59쪽 블랙홀은 상상력에서 태어난 검은 별
  9. 71쪽 블랙홀의 경우도 상상력이 발견을 앞선 경우입니다.
  10. 97쪽 블랙홀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지기 전에 슈바르츠실트의 특이점(singularity)’라고 블림. 특이점이란 수학적으로 계산이 불가능한 상황
  11. 100쪽 회전하지 않는 블랙홀을 슈바르츠실트 블랙홀’, 회전하는 블랙홀은 커 블랙홀
  12. 103쪽 블랙홀의 존재가 학계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이유는 아마도 블랙홀이 너무나 엽기적이기 때문...코스모스라는 말은 질서, 법칙이라는 의미이지만, 블랙홀은 이런 질서와 법칙에 도전하는 셈. 우리의 블랙홀은 모든 물리학의 지식을 얼려버린다고나 할까요?
  13. 104쪽 이렇게 많은 질문을 낳는 괴물
  14. 124쪽 블랙홀과 반대되는 개념이 화이트홀입니다, 블랙홀은 물질을 집어삼키기만 한다면 화이트홀은 물질을 내뱉기만 합니다. 과거에 물리학자들은 블랙홀과 화이트홀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이론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하지만 화이트홀은 그저 이론적 개념에 불과합니다
  15. 126쪽 블랙홀은 결코 배가 부르지 않습니다.
  16. 127쪽 물리법칙에 위배되는 괴물
  17. 128쪽 퀘이사라는 블랙홀들은 1년에 태양 하나 정도 되는 막대한 양의 가스를 집어삼킵니다.
  18. 136쪽 물론 과학이 발전해서 블랙홀과 웜홀의 비밀이 풀리면 3대 법칙(로또, 일방통행, 묻지마)이 깨지고 실제로 우주여행이 가능해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지금 우리가 가진 현대 과학의 지식으로 보면 한계가 많지만 인간의 이성은 끝없는 도전을 감당할 테니까요.
  19. 228쪽 대부분의 은하 중심부에서 블랙홀의 증거가 나왔습니다. 이 블랙홀들은 퀘이사와 달리 막대한 빛과 에너지를 방출하는 활동성 블랙홀이 아닙니다. 잠자는 사자처럼 그저 조용히 암흑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있던 보이지 않는 블랙홀들입니다. 블랙홀에 가스가 공급되면 블랙홀의 엔진이 작동하며 퀘이사가 되지만, 반면에 블랙홀에 가스 공급이 없다면 빛을 내지 않는 상태로 남아 있게 됩니다.

 

허블망원경과 찬드라엑스선 망원경 등에 의해서 우주선을 타고 나가지 않아도 우주의 황홀한 모습들을 볼 수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를 수 있다는 것은 더 황홀한 복음입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을 우리가 다 기업으로 물려받을 것이라고 성경이 약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덮으면서 단 한 가지 생각나는 단어는 “Speechless!”(말로 할 수 없다!)이었습니다. 그리고 블랙홀은 인간 이성을 마비시키기 때문에 저의 서평도 이렇게 횡설수설할 수밖에 없음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인 것은 블랙홀과 관련된 팩트들입니다. 수많은 밤들을 춥고 외로운 관측소에서 보내면서 이러한 관측적 증거들을 발견하신 천문학자들 그리고 우종학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Facts

 

  1. 18세기 존 미첼이 빛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아이디어 – 검은 별의 개념 착안
  2. 19195월 에딩턴 빛이 휘어짐 발견
  3. 1965우주 배경 복사 발견
  4. 95쪽 탈출속도가 빛의 속도가 되는 별의 한계 반지름을 슈바르츠실트 반지름(Schwarzschield radius) 태양의 경우 약 3 킬로미터.
  5. 104쪽 그러나 우주가 어떠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과학은 때론 매우 위험합니다. 그토록 위대한 과학자들도 형이상학적 혹은 철학적 심지어는 신학적인 전제를 갖고 색안경을 낀 과학을 하는 바람에 많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6. 130쪽 중력파는 블랙홀들의 충돌로 생기는 시공간의 떨림과 같은 현상임.
  7. 138쪽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로 꼽히는 퀘이사들이 우주의 무대로 등장한 사건
  8. 149쪽 퀘이사(quasar) - 별과 비슷하지만 실제로 별은 아니며 그 대신 전파를 방출한다는 뜻으로 ‘quasi-stellar-radio source’라고 명명. 1964년 한 천체물리학자가 4개 단어의 머리글자로 quasar로 부름. 우리말로는 준성 또는 유사별
  9. 163쪽 그 엄청난 빛을 내는 에너지의 원천(퀘이사)이 결국 거대질량 블랙홀입니다.
  10. 192쪽 은하는 우주라는 거대한 집을 구성하는 벽돌 한 장과 같습니다. 광대한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가 바로 은하입니다. 가장 작은 단위라고는 하지만, 광대한 크기를 갖는 은하는 우주의 축소판입니다. 은하 하나하나가 작은 우주들입니다. 1000억 개 가량의 별들, 그리고 그 별들이 거느리고 있는 수많은 행성들, 그리고 인터스텔라 공간을 채우고 있는 방대한 양의 가스,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 그리고 마지막으로 은하의 중심에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은 거대질량 블랙홀이 은하를 구성하는 식구들입니다.
  11. 202쪽 스스로 빛을 방출하지 못하는 암흑물질은 별들을 다 합친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별과 가스처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물질보다 암흑물질의 양이 대략 5배는 많습니다.
  12. 2342019410일 최초로 블랙홀 그림자를 확인했다는 뉴스가 전 세계를 흔들었습니다.
  13. 255쪽 빛이 블랙홀에 의해 포획되는 영역을 블랙홀 그림자’(black hole shadow)라고 부릅니다, 블랙홀이 빛을 포획하는 영역의 크기는 광자 포획 반지름(photon capture radius)’라고 부릅니다.
  14. 270쪽 태양보다 무거운 큰 별들의 경우, 핵융합 반응을 하는 수명이 1,000만 년 정도 됩니다. 별의 일생을 100년의 시간에 비유한다면 인간의 수명은 고작 몇 분에 해당될 뿐입니다.
  15. 284쪽 찬드라세카르의 계산 결과는 백색왜성의 질량은 태양 질량의 1.4배보다 작아야 한다는 걸 보여주었고, 그래서 태양 질량의 1.4배를 찬드라세카르의 한계(Chandrasekhar limit)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16. 285쪽 블랙홀이 되려면 중심부의 질량이 태양보다 3배 이상 무거워야 합니다.
  17. 302쪽 조슬린 벨의 회고를 들어보면 그녀는 이 규칙적인 신호가 작은 녹색인이라는 뜻을 가진 LGM(Little Green Man)들이 보내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 영화 콘택트(1997)의 소재
  18. 304쪽 마침 그 학회에서 휠러의 강연을 듣던 청중 한 사람이 블랙홀이라고 부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귀가 번쩍 뜨인 휠러는 블랙홀이라는 표현이 바로 자기가 기다렸던 이름임을 깨닫습니다. 휠러 박사는 그해 12월 강연에서 블랙홀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했지요. 이 강연 내용이 그다음 해인 1968년에 출판되면서 블랙홀이라는 명칭이 정식으로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글_ 최성일 기자 (ultrachar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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