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신책]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윤신영 |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 2014 | Mid

 

 

요즘 우리나라나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이 Covid 19 바이러스이다. 사람의 생명을 좌우하는 이 바이러스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한편으로 사람 눈에 보이지도 않는 조그만 바이러스가 이렇게 세계 모든 사람의 관심을 끈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점도 있다. 어쨌든, 사람들은 살아가는 여러 일들에 관심을 가지기 마련인데, 그중에서도 자신의 필요나 이익, 생존에 직접 관련된 것에는 예민하게 반응을 보이곤 한다.

 

그런데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는 많은 것들이 있다. 특히 언 듯 봐서는 사람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것, 급하게 해결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 것, 나 말고 누군가 다른 사람이 하고 있으려니 생각하는 것 등. 그 중에 하나가 환경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환경과 생태에 대한 인간의 책임감을 묵직하게 느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책을 처음 접할 때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라는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다. 사라져 간다는 것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나도 잘 알지 못하는 것들을 다루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차례를 훑어보고 나서는 흠.. 이 정도는 어느 만큼은 알고 있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쉽게 읽을 수 있겠군 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래서 얼른 손에 잡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리 쉽게 읽어 넘어가는 그런 책이 아니었다. 이 책은 환경의 관점에서 사람들이 생각할 문제를 여러 동물의 입장에서 편지를 쓰는 형식의 독특한 방식으로 써진 책이다. 인간에서 출발해서 박쥐, 꿀벌, 호랑이, 까치, 돼지, 고래, 비둘기, 십자매, 공룡, 버팔로, 사자, 그리고 네안데르탈인에서 다시 인간에게로. 편지 형식을 띄기는 했지만 아주 상세한 연구 자료를 포함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 학자들의 자료도 많이 인용하고 있어서 우리의 현실을 좀 더 가까이서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김선숙 박사의 박쥐 연구에 대한 인용이나 꿀벌에 대한 내용에서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한 세세한 상황 제시, 우리나라 호랑이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 인용, 이상임 교수와 최재천, 피오트르 야브윈스키 교수 등의 우리나라 까치 연구 결과 등의 인용은 다른 나라의 연구 결과가 아닌 우리 주위 환경에서의 연구 결과여서 한결 친숙하게 다가온 내용이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박쥐, 꿀벌, 호랑이, 까치를 통해서 서식지 파괴의 심각성을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돼지와 고래, 비둘기, 십자매, 공룡을 다루면서 육종과 진화와 관련된 내용을 다룬다. 3부에서는 버펄로, 사자, 네안데르탈인을 통해 경쟁과 협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전체가 3부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속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내용이 있었다. 첫째로 인간에 의한 환경파괴나 동물 멸종에 대한 내용이다. 까치와 비둘기의 경우에는 나 자신도 까치와 비둘기 숫자가 너무 많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이고 그래서 까치나 비둘기 숫자를 좀 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가면서 까치나 비둘기의 숫자가 필요 이상을 늘어나도록 한 것에는 인간에 의한 서식지의 파괴, 인간의 필요에 의해 숫자를 늘어나게 했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인간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한편, 꿀벌과 고래는 그 숫자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을 보다 명확해졌고, 그에 대한 심각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두 번째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은 각 생물을 다루면서 각 생물에게 진화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는 부분이다. 환경보전이나 생태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왜 진화 이야기를 하는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진화를 이야기 하는 중요한 이유는 생물에게 있어 진화는 환경에 의한 자연선택의 결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환경의 변화는 그 속에 살아가는 생물에게 항상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건조한 지역에 사는 생물과 물이 풍부한 지역에 사는 생물은 형태나 생태가 상당히 다르다. 또한 환경 요소도 생물에 의해 변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사람에 의한 화석연료 사용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양을 증가시키는 것이 생물에 의한 환경 요소 변화의 사례가 될 수 있다. 현재의 환경 문제를 무시하고 인간의 필요나 욕심에만 집중해서 살아가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지구 생태계 내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주고 있는 셈이다.

 

세 번째로는 동물에 대한, 더 확장하자면 생태계에 대한 인간의 책임이다. 당장 필요하다고 느끼지 못하지만, 결국 인간은 모든 동물, 식물,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 등과 생태계 일원을 구성하고 살아간다. 생태계의 유지에서 중요한 것은 다양성과 이를 통한 협력이다. 인간이 인간 자신만의 이익과 필요만을 생각하고 살아간다면, 결국은 인간의 멸종을 초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를 방지하려면 인간은 자신만을 생각하는 관점을 벗어나 전 지구적인 생태계를 생각하고 보호하는 관점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약하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하고 살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정말 필요한 말이다. 여기에 덧붙여 약하고 가난하고 멸종되어 가는 지구의 생물들을 배려하고 함께 살아가는 것 또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_ 윤세진 (과신대 교사팀, 구일고등학교 생물 교사)

posted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