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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뷰/과신대 칼럼

우리의 편견과 하나님을 아는 지식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0. 4. 2.

 

 

황소현 교수 (차의과학대학교 의생명과학과, 과신대 자문위원)

 

 

대학교 유전학 수업시간 중에 교수님께서 “종교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생물학을 연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이야기하시면서, “생물학을 공부하는 것과 신앙을 가지는 것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라고 강요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우종학 교수님의 책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와 프랜시스 콜린스의 책 <신의 언어>를 읽고 관련 공부를 하면서, 유전학 교수님께서는 리처드 도킨스의 주장인 무신론적 진화론을 진리로 받아들이시고, 우리에게도 강요하셨던 것이라는 것을, 이는 진화를 무신론 또는 유신론 중 어느 입장에서 해석할 것인가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과신대 연구모임에서 공부하게 된 <The Territories of Science and Religion>을 읽으면서도, “내가 과학과 종교에 대해서 세상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편견을 그대로 받아들였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역사 속에서 “과학”과 “종교”라는 개념은 계속 변화되어 왔고, 현대의 과학과 종교가 분리되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역사적 배경에는 “과학자”, “과학적 방법론”의 등장과 이들을 날카롭게 구분함에 따라서 이루어진 것이다’라고 정대경 박사님께서 과신대 칼럼에서 여러 번 (https://www.scitheo.org/334, https://www.scitheo.org/416) 소개해 주셨습니다.

 

과학과 기술은 지난 몇 세기 동안 정말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고, 우리의 삶을 놀랍게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에게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삶을 안겨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COVID19, 코로나-19)과 이를 발생시키는 바이러스(SARS-CoV-2,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보면, 우리는 과학의 능력과 한계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전까지 관찰하지 못했던 새로운 생물학적 특성을 보입니다. 확진자의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감염이 되려면, 확진자 체내에서 바이러스가 복제가 많이 일어나서 확진자로부터 상당한 양의 바이러스가 나와서 비감염자와 충분한 접촉이 일어나야만 감염을 시킬 수 있기에, 환자의 자각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전파시킬 수 없다고 배우고, 생각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확진자의 자각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충분히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바이러스에 대해 아직 잘 모르지만, 과학은 유용하고 중요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게놈을 해독해 내었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도 바로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GISAID (https://www.gisaid.org/)는 현재 시퀀싱된 모든 바이러스의 게놈을 모으고 있으며, 아래 그림의 nextstrain 팀(https://nextstrain.org/ncov)은 GISAID에 보고된 바이러스 게놈을 분석해서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발생과 시간에 따른 대륙간 바이러스 전파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분명 많은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앞으로 이 바이러스의 특성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될 것이고, 만들고자 한다면 새로운 치료제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과학의 힘이며 유용성입니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가 나타나기 전까지 우리의 과학은 이러한 생물 현상에 대해 알지 못했고, 알지 못했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전 세계적으로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The Territories of Science and Religion>의 6장에서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받으셔야 할 영광을 현재의 과학과 과학자들이 가져가고 있다는 문구가 잊혀지지가 않았습니다. 우리의 과학은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하기 전까지는 전혀 알 수도 없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지금까지 우리가 과학적인 방법론을 통해 열심히 쌓아 온 집단 지식체계이며, 바른 지식을 얻기에 훌륭한 방법론이며 도구입니다.

 

과학만으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온전히 깨우치거나 설명하기에는 부족합니다. 하나님께서 자연과 성경이라는 두 개의 책을 주신 이유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프랜시스 콜린스의 말처럼, 과학을 통해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과 창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과학이 우상이 되지 않고, 하나님께서 마땅히 받으셔야 할 영광을 온전히 받으시기를, 과학과 신학의 대화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며 공부함으로 말미암아, 무심코 받아들인 세상의 편견들을 깨뜨리고, 과학과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더욱 제대로 알아갈 수 있기를, 과신대가 그러한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하며, 과신대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의 참여와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시는 노력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하다는 것을 생각하며, 힘든 시기에 모두에게 응원의 마음을 담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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