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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위원 칼럼] 창조의 조력자

by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1. 3. 26.

 

창조의 조력자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 하나님은 모든 것을 홀로 창조하셨을까 아니면 하나님의 창조를 돕는 심부름꾼이 있었을까?

창세기 1장에서 창조의 많은 부분은 하나님의 말씀만으로 이루어진다. "빛이 있으라!"(첫 날) "물 가운데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라!"(둘째 날) "천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셋째 날)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와 조금 다른 방식의 창조도 있다. 셋째 날의 창조를 서술하는 11절에서 하나님은 땅에게 식물의 창조를 명하신다.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

 

"식물들은 땅에서 돋아나라!"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고, 땅에게 식물을 내라고 명하시는 것이다. 그러자 땅이 하나님의 명령을 수행하여 각종 식물을 돋아나게 한다.

 

이와 비슷한 아이디어를 신약성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스스로 자라는 씨의 비유"(마가복음 4장 26-29절)에서 예수님은 땅의 생명력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28절)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는다. 땅에는 생명의 능력이 있어 그 생명력으로 여러 종류의 식물을 돋아나게 함으로 하나님의 창조 사역을 수행한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은 땅의 생명력을 창조에 사용하신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오늘도 창조를 계속하고 계심을 의미한다. 땅은 지금도 계속하여 풀을 내고 씨앗을 발아시키고 열매를 자라게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한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창조하실 뿐 아니라 자연의 원리를 이용하여 창조하시기도 함을 보여준다. 하나님이 땅의 생명력을 창조에 사용하셨다면 자연의 다른 현상들도 창조에 사용하실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빅뱅이나 지각변동이나 생물의 진화와 같은 것들 말이다.

우리가 대하는 자연세계는 생명을 가진 존재이고 생명을 창조하는 존재이다. 창세기로부터 자연에 대한 존중을 배울 필요가 있다. 창조신앙은 창조주 하나님을 경외하며 우리를 지으신 뜻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다. 동시에 창조신앙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창조의 샬롬을 보전하기 위해 힘쓰는 것이다.

 

 

글 | 안용성

(그루터기교회 담임목사, 과신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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