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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뷰353

프롤로그: 섹슈얼리티란 무엇인가 프롤로그: 섹슈얼리티란 무엇인가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이 너무 싫었습니다. 하나의 하늘과 하나의 땅에 살고 있는데, 남자와 여자는 마치 완전히 서로 다른 고립된 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분리감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남자반과 여자반이 분리되면서 비로소 남성으로서 교육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천성적으로 전혀 남성적인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남자아이들의 거친 행동에 놀림감이 되거나 두들겨 맞기 일쑤였습니다. 활달했던 저는 점점 말이 없어지고 혼자 공상에 빠지는 시간이 늘어갔지요. 그때 내 마음 속에 깊이 다가와 쓰다듬어 주시던 여자 담임 선생님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남성의 거친 세계 안에서 짓밟히고 외로워하던 어린 .. 2021. 4. 7.
무덤 속 예수 무덤 속 예수 눈 깜짝할 사이에 3월이 반절이나 지났습니다.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 느끼는 것은 어쩌면 별문제 없이 평탄하게 일상의 삶을 살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니 일터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꼬박꼬박 8시간을 지냈고 남은 시간 동안에 책을 읽고 가족과 함께 지내는 일의 반복이었습니다. 물론 시간의 내용을 펼쳐보면 맨질맨질 고르고 평탄한 시간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거기에는 매 순간 갈등도 있고 대립도 있고 뚫고 나가야 할 어려움과 문제들도 있고 결정해야 할 사안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견디기 힘든 지루하고 골치 아픈 문제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또 어찌어찌 살아내고 견디고 흘렀습니다. '사느라고 애쓴다'는 말은 내 힘으로 살아 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 2021. 4. 6.
다윈주의의 도전! 숙제인가, 선물인가? 다윈주의의 도전! 숙제인가, 선물인가? - 24회 과신대 콜로퀴움 리뷰 - 이번 24회 과신대 콜로퀴움은 현재 감리교신학대학교 종교철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장재호 교수의 강연을 통해 창조와 타락이라는 중심 주제가 현대 과학과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참고로, 장재호 교수는 2015년 이란 제목으로 과학과 종교 포럼(Science and Religion Forum)에서 주관하는 피콕 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마크 해리스의 『창조의 본성: 성서와 과학 사이에 다리 놓기』를 번역하였습니다. 다윈주의 하면 신앙적 입장에서 어떤 생각이 들까요? 한 때 문자주의적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저로서는 일반 교인들이 다윈주의에 대해.. 2021. 4. 6.
"코스모스 : 가능한 세계들"을 읽고 / 앤 드루얀과의 데이트 450여 쪽의 《코스모스 – 가능한 세계들》을 읽는 내내, 칼 세이건의 소울메이트인 앤 드루얀 여사와 아주 달콤하고 아름답고 가슴 저미는 데이트를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생생한 삶과 죽음의 현장과 관계없는 과학은 한가한 지적 유희일 뿐입니다. 앤 드루얀 여사는 과학을 삶과 죽음의 현장인 우리의 일상, 그러나 극미와 극대의 우주적 일상으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멸망시키지 말고, 사는 쪽을 택하세요!”라고 말합니다. 다음은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10가지 말들과 개인적 소감들입니다. 1. 우리는 어떻게 하면 깨어날 수 있을까? 우리는 누구나 우리 존재가 미래에 미칠 영향을 오싹하게 느낀다. 누구든 마음 한구석에서는 우리가 당장 깨어나서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이 우리 스스로는 감당할 필요가.. 2021. 4. 1.
[자문위원 칼럼] 창조의 조력자 창조의 조력자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 하나님은 모든 것을 홀로 창조하셨을까 아니면 하나님의 창조를 돕는 심부름꾼이 있었을까? 창세기 1장에서 창조의 많은 부분은 하나님의 말씀만으로 이루어진다. "빛이 있으라!"(첫 날) "물 가운데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라!"(둘째 날) "천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셋째 날)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와 조금 다른 방식의 창조도 있다. 셋째 날의 창조를 서술하는 11절에서 하나님은 땅에게 식물의 창조를 명하신다.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 "식물들은 땅에서 돋아나라!"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고, 땅에게 식물을 내라고 명하시는 것이다. 그러자 땅이 하나님의 명령을 수행하여 각종 식.. 2021. 3. 26.
과신View vol.46 (2020.3)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전체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mailchi.mp/7d2397e37a9d/view-vol43-1937959 과신View vol.46 목록 [자문위원 칼럼] 간섭이 아닌 존중을 [SF 영화와 기독교] 승리호: 공정과 노력을 넘어서 공존으로 [바이오로고스 Common Questions] 타락 이전에 죽음이 있었을까요? [특별기고] 바이러스의 출현과 과학신학의 신정론 [기후변화 제국의 프로테스탄트] 코로나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과신Q] 과학이 신앙을 무너뜨리지 않나요? [아카데미 핫클립] 창조론의 핵심은 기원 문제일까? [기자단 칼럼 1] 디지털 인문학과 데이터 과학 [기자단 칼럼 2] 두 책 읽기의 성숙과정 [사무국 소식] 사무국 소식 202103 [제24회 콜로퀴움] .. 2021. 3. 17.
[기후변화 제국의 프로테스탄트] 13. 기후위기 비상상황, ‘선언’만으로는 부족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절차를 밟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은 2021년 1월부터 적용되는 기후체제로, 2020년 만료 예정인 교토의정서 이후의 기후변화 대응을 담은 국제협약입니다. 이 협약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C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키로 하고, ‘1.5°C 이하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번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강행한 협약 탈퇴를 번복한 것입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에 사실상 뒤로 미뤄진 탄소 저감, 에너지 전환 정책이 다시 전면에 등장했음을 의미합니다. 세계의 산업, 경제, 사회가 기후위기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부양책으로.. 2021. 3. 15.
[특별기고] 기도하면 바이러스가 사라지는가? 기도하면 바이러스가 사라지는가? 수개월에 걸친 팬데믹을 경험하며,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하나님께서 이 상황을 해결해 주시기를 기도할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기도하지만, 코로나 19는 확산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8월 말에는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 19가 재확산 되기도 했다. 10월 현재 여전히 교회는 코로나 확산의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렇다면 기도하면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기적이 일어날까? 자연법칙에 절대적 권위를 부여하는 무신론 과학주의자들은 기적 이야기들이 허구이며, 자연법칙이 왜곡되는 기적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학신학자들은 하나님께서 자연법칙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자연 세계에 강하게 역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피조물과 소통하시려는 모습이 잘 .. 2021. 3. 12.
[특별기고] 바이러스의 출현과 과학신학의 신정론 바이러스의 출현과 과학신학의 신정론 만물의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신앙은 “하나님께서 바이러스도 창조하셨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하나님의 창조는 ‘좋은(בוט, 창 1:4, 10, 12, 18, 21, 25, 31)’ 창조이기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하나님의 좋은(선한) 창조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가장 잘 어울리면서도 쉬운 해석이 하나님께서 바이러스를 심판의 도구로 사용하신다고 보는 것이다. 즉 하나님의 선한 목적을 위해 바이러스가 도구로 이용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존 파이퍼(John Piper)는 코로나가 우리를 회개로 초대하기 위해 준비된 하나님의 우레와 같은 신호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일부 목사들도 코로나 19를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설교했다. 바이러스가 하나님의 심판.. 2021. 3. 5.